[TV리포트=김유진 기자] 둘째 아들 부부가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재조명됐다.
5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96회에서는 10년 전 일어난 인천 모자 살인사건 이야기가 전해졌다.
2013년 8월 인천의 한 지구대에 20대 남성이 어머니가 실종됐다고 신고를 했다. 신고자는 둘째 아들로 어머니에게 결혼 자금을 받고 결혼 후 분가를 한 상태로 이날 어머니집을 방문한 것이었다. 첫째 형은 미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김면종 형사는 바로 첫째에게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바로 어머니집을 찾았던 김 형사는 “집 화장실에서 세제 냄새가 코를 찔렀다”며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님을 의심했다.
형사는 첫째의 차량을 추적했다. 첫째의 차는 어머니가 실종된 다음날 인천에서 출발해 강릉, 동해, 울진을 지나 봉화, 정선을 지나 인천으로 돌아왔다. 무려 16시간동안 730km를 이동한 것이다.
경찰은 사건을 신고한 둘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둘째는 존속살해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됐다.
당시 형사과장인 윤정기 형사는 “동생이 형의 차량을 운전해서 신고를 하러 왔고 인천에 주거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 집에서 이틀간 머무르다 왔다는 보고를 받고 싸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당시 윤 형사는 “형의 범행인 것으로 몰아가야겠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됐다”며 동생을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했다.
차남을 체포한 결정적인 증거는 고속도로 통행권이었다. 첫째의 차량이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통행권을 뽑았던 것이 확인됐고 형사들은 요금소에서 첫째 차량의 통행권을 찾았다. 통행권에서는 둘째 아들의 지문이 나왔다.
하지만 실종자들의 생사를 알 수 없어 명확한 직접 증거 불충분했고 둘째를 풀어줬다.
이후 경찰은 사라진 어머니의 지인을 만나 “둘째가 말도 없이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와서 5천만원을 요구했다. 둘째가 자기를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형사들은 첫째 차량이 무언가 실린 듯 차체가 내려앉은 모습을 보고 의심을 했다. 형사들은 형과 어머니의 몸무게를 합친 무게를 동일한 차량에 싣어 100번의 실험을 했고 96%의 일치을 확인했다. 어쩌면 두 사람을 차에 실어 이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형사들은 둘째 아들과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내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았다. 수상한 점은 집안에 범죄 서적이 가득했다는 것. 아내는 “꿈이 프로파일러”라며 수사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김 형사는 아내의 행적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사를 했던 이진숙 프로파일러는 “두 사람 사이에 연결고리가 굉장히 끈끈했다. 심리적인 연결고리를 깨야했다”며 두 사람의 유대 관계를 끊으려했다.
형사들은 부부의 사소한 접촉도 전부 차단하는 등 철저한 심리전을 벌였다.
형사들은 수사를 통해 부부가 마트에서 대용량 세제를 3번이나 구매한 점을 의심했다. 또 휴대전화를 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 두 사람은 “울진에서 사체를 태우면 어떨까.어머니 집을 담보로 몰래 대출을 받으면 불법인가” 등의 대화를 나눴다.
범행동기는 돈이었다. 남편은 여러번 자동차를 바꾸고 아내는 비싼 가방, 구두를 사며 사치를 즐겼다. 또 두 사람은 수차례 카지노를 출입하며수천만원의 도박 빚이 쌓여있었다.
경찰은 고도의 심리전 끝에 아내로부터 결정적인 진술을 들었다. 마침내 강원도 정선에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둘째 아들 추궁하고 울진에서 형의 시신을 찾았다.
아내는 범행 주도자였음이 밝혀졌고 이후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둘째 아들 정영석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받아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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