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신인감독 김성식은 강동원과 함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를 올 추석 3파전에 뛰어들었다. ‘천박사’는 개봉 3일째에도 꾸준히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선두하고 있다.
김성식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1일 기준 ‘천박사’는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감독 김성식/CJ ENM |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거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헤어질 결심’,’기생충’에 조연출로 함께했다. 만 38세의 나이에 드디어 감독으로서 작품을 내놨다. “언젠간 입봉을 하겠지라는 믿음은 있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나 생각했었다(웃음). ‘헤어질 결심’ 끝나고 감독으로 입봉해야겠다 결심했다. 박 감독님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연출에 대한 재미를 감독의 재미를 많이 알았다. 대사를 쓸 때도 의미가 어떤 것인지, 저는 겉핥기 식으로 왔는데 한 대사에도 내포된 의미가 많다는 것을 많이 배웠다.”
김성식 감독은 ‘아빠는 박찬욱, 엄마는 봉준호’라고 말하며 “박찬욱 감독님께는 영화의 역사와 품위를 배웠다. 찍는 것에 대해서는 배우 디렉션, 배우를 다루는 법들을 많이 배웠다. 봉준호 감독님께는 디테일 사전준비, 소품 하나까지도 프레임에 소품 이 있는 이유, 콘티적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감독은 입봉작부터 올 여름 ‘밀수’로 한국영화 시장 흥행을 선두한 믿고 보는 제작사 외유내강과 강동원이라는 ‘흥행보증수표’가 함께 했다. 그럼에도 신인 감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자신감’이 눈에 띄었다. “애초에 기획 단계부터 추석을 겨냥하고 시작했다. 시리즈물도 얘기를 잠깐 했지만, 무엇보다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려면 권선징악이, 명확한 기승전결이 중요했다. 부담감은 계속 있지만, 데뷔한다고 할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긴장감이다. 후회는 없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 이런 시간들을 버텨온 선배 감독님들이 존경스럽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스틸/CJ ENM |
감독은 ‘천박사’ 원안을 만화적으로 각색했다. 오컬트 요소는 살리면서도 유쾌한 활극으로 각색, 강동원의 전작 ‘전우치’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라면 ‘천박사’를 보면서 다양한 애니를 연상시키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는 어릴 때 만화 방에서 살았다.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동화를 그렸었다. 감독 하고 싶었는데 시스템이 척박했다. 그때 영화를 하는게 났겠다고 조언을 받았다. ‘천박사’는 고적적인 느낌이 있어서 연구하면서 재밌었다. 이전에 안 봤던 것들, 환상적으로 마치 ‘눈뽕’을 맞을 수 있었으면 했다. 시각효과가 많이 들어간 작품을 원했다.”
설경(부적)은 사실 대중에게는 생소하다. 설경 역시 마치 미로를 연상케 하는 흥미로운 이미지다. “설경은 충청도 전통 굿(설위설경 또는 앉은굿)이다. 그 굿하는 광경이 아름다워서 관객들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했다. 설경의 동양적인 문양은 산크리스트어, 만트라 문양을 많이 참고했다. 기원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 칠성은 금속이다. 귀신을 치면 불꽃이 나온다. 무당의 근원, 귀신을 쫓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 한국 민속 신앙을 녹여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범천의 빙의 설정도 성호사설에 나오는 태자귀에서 따왔다. 영매, 나쁜 무당들이 손가락을 잘라서 영력을 이용해서 빙의할 수 있게 했다.”
‘천박사’의 첫 퇴마 의뢰인은 ‘기생충’의 이정은, 박명훈 가족이다. 뿐만 아니라 감독은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 영화를 곳곳에 넣으며 독창적인 비주얼을 완성했다. “‘기생충’ 두 배우는 이분들이 부자가 되면 어떤 모습일까 보여드리고 싶었다. 임권택 감독님의 ‘안개 마을'(1983)을 좋아해서 그걸 그리고 싶었다. ‘닥터 스트레인지’, ‘콘스탄틴’, 그리고 마리아 랙스 작가의 그림 등을 참고했다. 토굴 액션은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천박사’는 캐릭터 무비이고, 천박사 일행이 힘을 합쳐 범천(허준호)과 맞서는 것이 가장 큰 서사다. 감독은 각색 과정부터 천박사 캐릭터에 강동원을 떠올렸다. “각색 과정에서 강동원 배우를 많이 생각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강동원 선배의 팬이었다. 저랑 판타지 이해도가 비슷했고 잘 통했다. 저는 신인 감독이라서 처음 뵀을 때는 그냥 웃기만 했었다. 하하. 강동원이 안되면 다시 조감독 하러 가야겠다 생각했었다. 동원 선배님은 눈이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지만, 10년동안의 천박사의 마음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 구두를 신고 산을 뛰어다니게 했는데 영화의 템포 때문에 편집해서 너무 죄송하다.”
이어 허준호, 이동휘, 이솜, 김종수, 박소이와 호흡 소감도 전했다. 감독은 모든 배우들이 캐스팅 0순위였다고 기뻐했다. “허준호 선배님은 어릴 때 ‘화산고’와 ‘중천’에서 와이드한 이미지가 좋았다. 특히 눈의 주름이 너무 좋았다.’불한당’ 때 여전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동휘 배우는 동갑내기 친구다. 저를 지원해주는게 많았다. 바쁜 시간 쪼개서 저한테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골라 쓰라고 한다. 자기는 코미니 챔피언이라고 하더라(웃음). 제가 신인감독인데도 불구하고 열정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이솜씨는 눈이 좋았다. 렌즈를 끼자고 제안해주셔서 좋았다. 종수 선배님은 현장을 어루만져주셨다. 허준호 선배님은 이미지가 워낙 세서 떨렸는데 그렇게 인자하셨다. 정말 저한테 힘을 많이 주셨다. 지지해 주시고 원하는대로 다 하라고 했다. 박소이 배우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때 같이 했다. 그때 이름이 유민이었다. ‘천박사’의 유민은 원래 남자였는데 소이를 하고 싶어서 성별을 바꿨다. 지금 화서 보니 어른스러운 면이 많아서 테이크도 많이 안 가려고 했는데 그걸 깨줬다. 한번 더 가자고 먼저 했었다. 그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메인 포스터/CJ ENM |
‘천박사’는 캐릭터 무비이고, 천박사 일행이 힘을 합쳐 범천(허준호)과 맞서는 것이 가장 큰 서사다. 감독은 각색 과정부터 천박사 캐릭터에 강동원을 떠올렸다. “각색 과정에서 강동원 배우를 많이 생각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강동원 선배의 팬이었다. 저랑 판타지 이해도가 비슷했고 잘 통했다. 저는 신인 감독이라서 처음 뵀을 때는 그냥 웃기만 했었다. 하하. 강동원이 안되면 다시 조감독 하러 가야겠다 생각했었다. 동원 선배님은 눈이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지만, 10년동안의 천박사의 마음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 구두를 신고 산을 뛰어다니게 했는데 영화의 템포 때문에 편집해서 너무 죄송하다.”
이어 허준호, 이동휘, 이솜, 김종수, 박소이와 호흡 소감도 전했다. 감독은 모든 배우들이 캐스팅 0순위였다고 기뻐했다. “허준호 선배님은 어릴 때 ‘화산고’와 ‘중천’에서 와이드한 이미지가 좋았다. 특히 눈의 주름이 너무 좋았다.’불한당’ 때 여전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동휘 배우는 동갑내기 친구다. 저를 지원해주는게 많았다. 바쁜 시간 쪼개서 저한테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골라 쓰라고 한다. 자기는 코미니 챔피언이라고 하더라(웃음). 제가 신인감독인데도 불구하고 열정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이솜씨는 눈이 좋았다. 렌즈를 끼자고 제안해주셔서 좋았다. 종수 선배님은 현장을 어루만져주셨다. 허준호 선배님은 이미지가 워낙 세서 떨렸는데 그렇게 인자하셨다. 정말 저한테 힘을 많이 주셨다. 지지해 주시고 원하는대로 다 하라고 했다. 박소이 배우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때 같이 했다. 그때 이름이 유민이었다. ‘천박사’의 유민은 원래 남자였는데 소이를 하고 싶어서 성별을 바꿨다. 지금 화서 보니 어른스러운 면이 많아서 테이크도 많이 안 가려고 했는데 그걸 깨줬다. 한번 더 가자고 먼저 했었다. 그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 감독은 배우들 캐스팅 비화부터 호흡 소감을 전하며 ‘눈’에 대한 감상을 빼놓지 않았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강동원의 얼굴, 특히 눈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동원 선배의 눈은 사슴같다. 눈뜨면 약간 눈물이 맺힌 것 같다. 그 눈이 정말 좋았다. 봉 감독님 영화 ‘기생충’은 양말로 시작해서 양말로 끝난다. 저에게는 강동원의 얼굴이 그런 존재였다. 동공이 참 예쁘시지 않나. 투명하고 깊다. 정말 다른 종족이구나 싶었다. 존재만으로도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다. 소이의 눈도 흑자가 유난히 크고 깊다. 그 눈을 담고 싶었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스틸/CJ ENM |
일명 ‘김성식 감독 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연 윤병희, 박경혜, 주보니는 물론, 특별출연한 박정민에 이어 블랙핑크 지수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감독은 “윤병희 배우는 ‘빈센조’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박경혜 배우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때 데뷔했었다. 그때 같이 했었다. 주보비 배우는 ‘모가디슈’ 때 딕션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의 경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길라잡이’, ‘해설자’ 역할이다. “박정민 배우가 출연한 선녀무당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기력이 제일 1순위였다. 저는 박정민 배우가 이중성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선녀가 빙의되면 바뀌지 않나. 양면성 있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서 부탁했다. 블랙핑크 지수씨는 제가 팬이다. 팬심에 제안을 했고, 사실 기대도 안했다. 촬영장에 올 때까지도 안 믿었다. 근데 진짜 오셔서 선녀 역할을 해주셨다. 귀한 분이 오셔서 와이어도 달고 선녀 연기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미소).”
그러면서 감독은 “영화는 나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도 좋을 수 있다. 재밌게 탐구하고 열중해서 찍으면 좋은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 배우를 믿었으니까 가능했다”고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감독 김성식 스틸/CJ ENM |
김성식 감독은 첫 장편 입봉작부터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설경 내부 디자인에 고민이 많았다. 판타지인데 너무 오바하면 안된다. 신인 감독은 개성이 있어야 한다. 나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레퍼런스도 없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는 박 감독님이라면? 봉 감독님이라면? 이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어떻게 하실까를 많이 생각했다. 그 답은 냉정해진다였다. 그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을 보며 감독을 결심한 김성식 감독. 그는 막연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시작은 아무것도 몰랐기에 ‘무대포’ 정신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프로다. 정말 김성식 감독같은 이력을 가진 사람 아니면 누가 입봉할까 싶다. 진짜 ‘김성식 작품’을 보여줄 때다.
“연출을 결심하고 ‘살인의 추억’을 봤다. ‘살인의 추억’이 너무 좋아서 40, 50번 은 봤다. 감독님의 연출부로 들어가고 싶었다. 울산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을 때 ‘설국열차'(2013) 제작 소식을 들었다. 혼자 상상의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감독님이 관객과의 대화 하는 날을 기다렸다가 그날 시나리오와 편지를 같이 드렸다. 두 달인가, 한달 있다가 조감독한테 전화가 왔다.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못한다고 했다. 그럼 다음 기회에 보자고 하더라. 그리고 곽경택 감독님의 ‘해무’ 연출부에 들어갔다. 그때 봉 감독님이 저를 기억하시고는 시나리오를 보관하고 계신다고 하더라. 사진도 보여주셨다. 그 인연으로 ‘기생충’ 조연출을 하고 ‘헤어질 결심’을 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이 연출부가 되는 여정은 무모해보였다. 그는 “정말 너무 하고 싶어서 절박해서 그런 것 같다. 아무것도 몰라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시장은 위축돼 안 좋기는 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환경이 좋아지는 토대가 됐으면 바란다. 그래야 다른 감독님, 연출부 하고 있는 친구들에 기회가 많아질테니까”라고 바랐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그는 “저는 가이아 이론 같은, 지구가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한 이야기가 있다. 부엉이가 환경이 변하면서 인간과 융화되고, 인간의 습성을 따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음에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박사’는 극 말미,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을만한 여지를 남긴다.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묻자 “더 발전의 여지가 있는 그림이 나와서 궁금해 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칠성검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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