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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강하늘 “야망 때문에 결혼 원치 않는다? NO…운명 기다려”(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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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강)하늘씨 표정 연기가 대단하다.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는 강하늘의 짐 캐리 버금가는 표정 연기가 아닌가 한다. 그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영화 ’30일’에 출연한 배우 윤경호는 최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강하늘의 연기를 ‘할리우드 코미디 대가’ 짐 캐리와 비교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선배 조민수는 그를 “코미디 선배” “선생님”이라고 칭하며 강하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뉴스1을 만난 강하늘은 선배들이 했던 이 같은 칭찬을 언급하자 손사래를 치며 “다들 제가 동생이니까 놀리신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냥 그런 워딩으로 놀리셨다 생각하려고요.(웃음) 조민수 선배님은 처음에 저보고 ‘누나 아니면 선배님이라고 불러’라고 하셨어요. 제가 선배님을 선생님이라고 불렀거든요. 먼저 마음 열어주셔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제게 항상 ‘아이구 선생님’ 하시면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셨죠. (윤)경호 형님은 정말 사랑하게 된 형이에요.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함께 하고 나니 왜 TV만 틀면 형이 나오는지 알겠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하는 연기를 흡수해 리액션 해주시는 부분들이 너무 적절하고 타고난 감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오는 3일 개봉하는 ’30일’은 이혼 성립 디데이 30일을 앞둔 부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강하늘은 극중 지성과 외모, 찌질함을 동시에 갖춘 남편 정열을 연기, 아내 나라 역을 맡은 정소민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빨리 엄마 아빠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작품을 보셔야 부모님께 그동안 왜 못 찾고 연락을 못 드렸는지 설명할 수 있거든요.(웃음) 일종의 면죄부랄까요?”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영화를 보고 “너도 빨리 결혼하라”는 반응을 얻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강하늘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세요. 결혼을 빨리 하라고 얘기는 안 하시죠. 그런데 이모나 삼촌은 못 보여드리겠어요. 이모나 삼촌은 결혼에 대해 자주 얘기하시거든요.(웃음)”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올해 서른 셋인 강하늘은 아직까지 결혼에 대한 열망이 그리 크지 않다. 일에 대한 욕심이 많거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결혼을 하면 좋겠다 싶은 운명적인 상대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운명의 상대를 찾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쪽이 저에게 더 맞는 말 같아요. 저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스타일도 아니고 일을 더 하고 싶다는 그런 얘기 보다는 아직 운명의 상대를 못 만났다고 하는 쪽이 맞는 것 같아요.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살다 보면 결혼해야겠다 하는 사람이 온다고요. 아직 없는 것 뿐이라 생각해요.”

로맨스가 가미된 코미디 영화인만큼, 연애관이나 결혼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나왔다. 과거 연예인과는 연애를 하고싶지 않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자 그는 차가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금세 잔을 비워버렸다. 당혹스러운 질문이라 입이 바싹 마르는 걸까 싶은 찰나 “커피를 좋아한다, 적게 마시면 하루에 아홉 잔을 마신다, 항상 열 잔 이상씩 마신다”고, 엉뚱하지만 납득할만한 설명이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그게 어릴 때 나온 기사인데 연예인과 절대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돼버렸거든요.(웃음) 그때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나 하나 신경쓰기도 정신 없는데 상대방도 이쪽 일을 하면 배로 신경쓸 게 많아진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그렇지 않은 쪽이 낫다는 거였어요. 상대방도 저 때문에 신경을 더 쓰는 일이 생길테니까요. 거기다 저는 다른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야 공부가 더 되더라고요. 출근하는 일이나 직장 일 같은 건 제가 모르니까 배울 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쪽 일을 하시는 분이 좋아요. 그런데 그게 좀 (기사로는) 과격하게 나갔었어요. ‘절대 아냐’ 하는 선언 같은 건 아니었어요. 늘 열려 있어야죠.(웃음)”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30일’은 영화 ‘스물'(2015)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강하늘, 정소민이 무려 8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귀여운 청춘 로맨스를 보여준 두 사람은 이번에는 원수처럼 살아온 부부로 변신해 치고 받고 싸우다 기억 상실증을 힘입어 다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낸다. 90년 2월생인 강하늘은 이른바 ‘빠른년생’으로, 89년생인 정소민과는 친구로 지낸다.

“너무 즐겁고 편했어요. 소민이가 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스물’ 때는 그저 웃으면서 재밌게 찍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고 쌓아온 작품이 생기면서 소민이한테 여유와 연륜이 묻어 났어요. 그게 되게 좋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배울 점도 있었고요.”

이번 영화는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택한 작품이다. 그는 언제나 ‘대본’이 작품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라고 했다. 단숨에 읽어버린 시나리오는 꼭 택하는 것이 자신만의 ‘미신’이라고. 감독의 명성이나 그 외 다른 요소들은 별로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30일’의 경우 감독의 이름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 직접 만나기 전까지 감독의 이름인 ‘남대중’을 ‘남대종’으로 착각하고 있었단다.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은 “이번 작품은 뭐였고 무슨 역할이었으니까 다음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하는 식의 생각이 때때로 필요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런 전략적인 접근을 할만한 깜냥이 없다고 했다.

“대본이 재밌으면 그냥 하게 돼요. ‘캐릭터가 겹친다’하는 식의 생각은 거의 안 하고요. 내가 만날 작품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지만, 그의 행보는 성공적이었다. 영화 ‘동주’와 ‘청년경찰’부터 시작해 크게 성공을 거뒀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까지.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에 합류해 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2’는 아직 공개할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 소감만을 짧게 물었다.

“저에게 진짜 이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솔직히 말씀을 드리자면 사실 ’30일’이나 ‘오징어 게임2’나 제게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그것이 듣는 분들로 하여금 어떤 느낌으로 들릴지 몰라서 얘기를 막하진 못 하겠지만…제게는 지금 촬영 중인 ‘야당’이나 ’30일’이나 ‘오징어 게임2’나 다르지 않아요.”

강하늘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가 있다면 ‘미담 자판기’일 것이다. 하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미담이 나와서 붙은 별명이다. “박보검과 함께 연예계 대표 미담 형제 아니냐”는 장난 섞인 말에 그는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박)보검씨에게 정말 미안하다, 겸손을 떨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보검씨는 진짜 착하다, 나와는 느낌이 다르다”라며 부끄러워했다.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강하늘/티에이치컴퍼니 제공

“저는 어떤 일을 하든 다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행동하는 것 뿐이에요. 보검씨는 만나봤는데 진짜 착해요. 술도 담배도 안 하시고 제가 알기로는 욕도 잘 하지 않죠. 진짜 착한 분이에요. 저랑 비교할 게 아닐 정도로요. 저는 착하기 보다는 같이 있을 때 재밌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함께 할 때 웃고 헤어질 수 있는 게 좋아서 그런 마인드로 사는 거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웃는 것이 좋다는 그는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과거 영상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아버지와 함께 ‘아침마당’에 출연해 노래를 불렀던 것이나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오글거리는’ 대사를 소화한 것이나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했던 모습이기에 괜찮다.

“지금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거 같아요. 지우고 싶지 않은데 사람들은 자꾸 흑역사라고 하네요.(웃음) 물론 시상식 때 틀어주셨던 건 너무 많은 분들과 함께 보게 돼 창피했어요. 그렇지만 전 그게 흑역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냥 선하고 친절해 보이기만 하는 그의 내면에 있는 단단함과 진실함이 전달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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