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광한·허란더우·차이판시 등 중화권 스타 주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사랑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든 찾아올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아름다운 건 철없는 젊은 시절의 사랑일 것이다.
대만을 배경으로 한 영화 ‘기억해,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청춘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자오신후이(허란더우 분)의 집에 한때 남자친구였던 린한충(차이판시)의 소포가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포엔 카세트테이프가 들어 있다. 자오신후이는 테이프에 녹음된 린한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와 함께했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영화는 어느덧 과거로 돌아가 두 사람이 고교 시절 처음 만난 순간부터 대학에 들어가 ‘느닷없는 고백과 첫 키스’로 연인이 돼 장거리 연애를 하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영화는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을 명확히 밝히지 않지만, 두 사람이 연애하는 시절은 1990년대쯤으로 보인다.
린한충이 카세트테이프로 영어 듣기 공부를 하는 모습이나 자오신후이가 약속 장소인 기차역에 나타나지 않는 린한충을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모습 등이 그런 추정을 가능케 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시대를 뛰어넘어 첫사랑의 설렘을 자극할 만한 장면들도 이어진다. 고교생인 자오신후이와 린한충이 집 마당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이나 화창한 날 바닷가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등이 그렇다.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 사는 데다 린한충은 불편한 어머니를 돌봐야 해 연애는 종종 위기를 맞는다. 여기에 자오신후이의 매력적인 대학 선배 천샤오밍(쉬광한)이 끼어들면서 삼각관계까지 만들어진다.
카세트테이프를 듣던 시절 청춘의 사랑 이야기란 점에서 이 영화는 중년 관객의 추억을 자극한다. 연애의 감성도 그 시절에 맞춰진 느낌이다.
그러나 드라마 ‘상견니’로 국내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끈 쉬광한과 로맨스물 ‘너를 만난 여름'(2019)의 주연을 맡았던 허란더우 등 중화권 스타 배우들은 젊은 관객의 이목도 끌 만하다. 허란더우는 발랄하고 순수하며 장난기 많은 자오신후이를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이 영화의 후반부엔 이야기 전체를 다시 보게 하는 중요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이 작품이 단순한 청춘 로맨스를 넘어선다는 걸 알게 된다.
11일 개봉. 97분. 전체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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