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자리 지킨 장수 프로그램…유튜브 영상 클립으로 인기
“현시대 다양한 연애의 모습을 담아내는 게 목표”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모든 남사친을 어플에서 만나는 여자친구’, ‘내 남친과 바람난 15년 지기 절친’, ‘얼평(얼굴 평가), 몸평(몸매 평가) 중독 남자친구’….
2018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KBS조이 ‘연애의 참견’은 시청자들의 연애에 참견한다는 콘셉트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절로 ‘헉’ 소리가 나오는 사연으로 시선을 끌고, MC들의 가감 없는 연애 조언으로 공감을 끌어낸다.
‘연애의 참견’ 연출을 맡은 장경은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BS 미디어센터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현시대 다양한 연애의 모습을 담아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장 PD는 “풋풋하거나 애틋한 사연을 다루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지만, 연애가 잘 되고 있으면 굳이 사연을 잘 안 보내시는 것 같다”며 “잊을 수 없는 첫사랑 사연도 늘 기다리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연애의 참견’은 연애를 시작할지 말지를 상담해주는 ‘썸의 참견’, 짧은 고민 사연을 바탕으로 참견하는 ‘한줄 참견’, 분노를 유발하는 사연을 실제 증거와 함께 보여주는 ‘짤의 전쟁’, 사연을 바탕으로 만든 재연 드라마 ‘연참드라마’ 등 코너로 구성돼있다.
장 PD는 “오랜 기간 지속해온 프로그램이다 보니 소재가 겹치는 경우가 있지만,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고민 포인트를 다르게 잡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성격 차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비슷한 사연이더라도 다르게 접근해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MBTI(성격유형검사)로 인한 성향 차이가 연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민해보는 거죠. 최근에는 성격 유형이 사고형(T)인 연인의 사연을 다룬 ‘T와 t의 연애’가 반응이 좋았어요.”
‘연애의 참견’은 사실 TV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나 유튜브에서 더 많이 시청되는 콘텐츠다. 시청률 성적은 0%대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KBS조이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영상 클립들은 기본적으로 조회수 몇십만회를 거뜬히 넘긴다.
최근 ‘생일 선물로 이용권 쿠폰 주는 남자친구’, ‘인터넷 커뮤니티하는 여자친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들은 각각 조회수 21만회, 31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29일 기준)
장 PD는 “요즘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행태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밥 먹을 때 자주 찾아본다는 의미에서 ‘밥친구’라고 많이 불러주시는데 그런 반응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기획할 때부터 유튜브 콘텐츠를 많이 참고하기도 했고, 남의 연애에 참견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유튜브 댓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달리는 댓글을 모니터링하는 것 역시 주요 업무 중 하나라는 장 PD는 “시청자분들이 댓글로 사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시는데, 이런 반응을 살피며 최근 관심사나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을 넘긴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넘고 싶은 한계는 없을까.
장 PD는 “‘연애의 참견’이 가장 사랑받았던 때는 시즌2였던 것 같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빌런’들이 등장하는 사연의 비중이 커졌는데, 조금 더 보편적인 사연들이 끌어낼 수 있는 공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애의 참견’에서 다루는 사연들이 내 친구 얘기, 혹은 내 얘기 같았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느끼실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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