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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이정현 “욕먹는 건 즐겁지만, 뻔해질까 봐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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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너무 재미있는데, 제 연기가 뻔해질까 봐 두려워요. 저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일본 육군 하사관 츠다, ‘스위트홈’의 가학 성애자 경모, 그리고 ‘신병’의 인간 말종 강찬석 상병까지.

연기를 잘해서 욕먹는 ‘악역 달인’ 배우 이정현은 배우로서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이 뭐냐는 질문에 “욕해주시면 좋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배우 이정현 / 연합뉴스

지난 19일 지니TV 드라마 ‘신병’ 시즌2 종영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난 이정현은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느낌의 연기를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병’에서 이정현은 부대 내 각종 사건·사고의 시작점인 강찬석 상병을 연기했다.집요하고 악랄한 괴롭힘으로 후임들을 극한으로 내몰았던 강찬석은 시즌1 후반부에 결국 영창에 보내지고, 타 부대로 전출된다.

새 부대에서 악질 병장들을 만나 자신이 저질렀던 악행을 그대로 돌려받는 강찬석은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선임을 폭행하는 대형 사고를 저지르고, 애걸복걸 끝에 다시 예전의 분대로 재배치된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2’ / 연합뉴스

반성하고 지내라는 중대장의 엄포를 들은 강찬석은 후임의 실수도 너그럽게 눈감아주는 태도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모습으로 극 중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이정현은 “강찬석이 초반에 보이는 반성하는 듯한 태도는 100% 진심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는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드문 일”이라며 “주변 환경이 받쳐줘야 하고, 개인의 엄청난 노력도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찬석 역의 이정현 / 연합뉴스

“초반에는 그냥 살아남기 위해 착해진 척하던 거였을 거예요. 사람은 그렇게 쉽게, 갑자기 바뀌지 않으니까요. 착한 척하던 강찬석이 동료들 사이에서 융화되고, 실제로 바뀌는 모습을 점차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정현은 화생방 실습 때 실수로 김동우에게 달아 줄 정화통을 떨어뜨리자 허겁지겁 자기 것을 대신 달아주고, 복귀 행군을 할 때는 졸고 있던 김동우를 챙기는 장면 등을 예로 들며 강찬석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변했다고 강조했다.

“시즌2에서 강찬석을 연기할 때는 악역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악역인 척하는 연기였죠. 새로운 도전이라서 재밌었고, 많이 배웠습니다.”2014년 일본의 남성용 왁스 ‘갸스비’에서 주최한 CF 공모전 출품작으로 얼굴을 알리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정현은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 단역을 맡으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신병2’의 이정현 / 연합뉴스

드라마 ‘임진왜란 1592′(2016) 속 도요토미 히데요시, 영화 ‘박열'(2016) 속 자경단원을 연기한 데 이어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일본인 츠다 역을 맡아 일본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용인대학교 유도학과를 졸업해 일본에서 유학하며 일본어를 배웠다는 이정현은 “배우를 꿈꾸기 전 이뤄낸 많은 것들이 제게 큰 무기가 돼줬다”고 말했다.

JLPT(일본어능력시험) N2를 비롯해 유도 4단, 용무도 3단, 태권도 2단, 한자 3급, 유통관리사 자격증, 워드프로세서 1급,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 면허증, 휘트니스 지도자 1급·운동처방사 1급 등 따놓은 자격증만 10여개에 달한다는 이정현은 예능 ‘정글의 법칙’을 촬영하면서 프리다이빙,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딸 만큼 성실하게 살아왔다.연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남을 때면 다른 드라마를 모니터링하며 대사를 받아적고, 해당 장면을 외워서 연습하는 훈련을 반복하며 연기력을 갈고닦아왔다고 한다.

배우 이정현 / 연합뉴스

이정현은 “시청자분들께서는 모르실 수도 있지만, 저는 비슷한 악역 캐릭터라도 조금이라도 다르게 묘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역 연기 자체는 재밌지만, 이미지가 굳어지면 배우로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웹툰 원작 ‘신병2’ / 연합뉴스

“그래도 다른 이미지로 봐주시는 분들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신병’ 속 강찬석도 기존 악역과는 달랐고, 드라마 ‘금혼령’에서는 바보 같은 코믹 연기도 도전해봤죠. 조금씩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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