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 59%] ‘가문의 영광:리턴즈’, 가문도 변화가 필요할 때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문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웃음을 주는 방식이 1차원적이고 극 전개는 밋밋하다. 아쉬운 리부트작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2006년)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2011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2012년)까지 이어진 흥행 시리즈물이다.
시리즈의 누적 관객 수 2000만명으로, 가족과 가문, 결혼 등 한국적인 요소와 원초적인 웃음으로 추석 명절 코미디 영화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가문의 영광:리턴즈’는 520만 관객을 모은 ‘가문의 영광’을 리부트한 작품이다. 리부트는 시리즈물의 연속성에서 벗어나 처음 이야기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가문의 영광’은 조직폭력배 가문이 명문대를 졸업한 박대서(정준호)를 사위로 삼으려 했던 장씨 가족의 사건을 다루며 코믹 영화 시리즈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반복되는 ‘조폭 코미디’가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영화 시리즈로 남았다.
11년 만에 부활한 ‘가문의 영광:리턴즈’가 추석 연휴를 겨냥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큰 줄기는 ‘가문의 영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둠의 세계를 뒤로한 채 사업가로 성공한 가문의 수장 홍덕자(김수미)는 비혼주의를 선언한 막내딸 장진경(유라)이 잘나가는 스타 작가 박대서(윤현민)와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뒤, 두 사람을 결혼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음모를 꾸민다. 장남 장석재(탁재훈)와 가문의 오른팔 종면(정준하), 왼팔 종칠(고윤)이 대서의 주위를 계속해서 맴돌며 그를 압박한다.
이 과정에서 웃음을 주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하다. 골프공을 맞거나 바지가 벗겨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나 유치한 말장난에 기댈 뿐이다. 여주인공이 지고지순한 캐릭터에서 괄괄하고 터프한 캐릭터로 변모했지만, 그 이상의 특별한 각색은 찾아볼 수 없다. ‘가문의 영광’의 단순한 줄거리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만큼, 상황이 주는 코미디에 집중했지만 큰 웃음으로 이어지는 않는다. 그나마 김수미의 차진 ‘욕’이 웃음 포인트다.
무엇보다 남녀주인공의 로맨스는 뜬금없을 정도다. 장씨 일가가 다짜고짜 밀어붙이는 진경과 대서의 결혼만큼이나, 영화는 코미디도 로맨스도 무턱대고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다시 한번 가문의 영광을 꿈꾸며 2023년에 돌아온 장씨 가문이 2002년에서 더 변화한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가문의 영광:리턴즈’다.
감독: 정태원 정용기 / 출연: 윤현민, 유라, 김수미, 탁재훈, 추성훈, 고윤, 기은세, 김희정 /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 개봉: 9월21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코미디 / 러닝타임: 99분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