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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희봉 “죽는 날까지 연기하고 파”…팬들 울린 ‘칸’에서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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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안수현 기자] 18일 별세한 故 변희봉의 연기 철학이 담긴 생전 인터뷰가 다시 조명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통해 연기 인생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당시 변희봉은 일흔을 훌쩍 넘긴 연세에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방문해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어제는 전혀 떨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왠지 가슴이 떨리고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대배우의 흔치 않은 긴장된 모습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어 변희봉은 “나는 이런 인터뷰 기회가 별로 없던 사람”이라며 “그래서 할 말이 별로 없지만,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나는 칸에 오는 것이 배우의 로망이라 생각한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덧붙이며 감격했다.

이후 변희봉은 한국 취재진 간담회에서 “배우 생활을 오래 했지만 칸에 온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고 꿈을 갖지도 않았었다”라며 “꼭 벼락 맞은 사람 같다. 마치 뭐랄까, 70도로 기운 고목에 꽃이 핀 기분이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다시 한번 벅찬 소감을 전했다.

변희봉에게 칸 국제영화제 참석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분명한 것은 그에게 나이를 뛰어넘은 열정과 에너지를 충전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가장 내 머릿속에 남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 다 저물었는데 뭔가 미래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닌지 기대감도 생겼다. 힘과 용기가 생긴 것 같았다”라며 “두고 봐 달라. 이다음에 뭘 또 조금 할지 기대해달라. 열심히 하겠다. 죽는 날까지 하련다”라고 불타는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사실 변희봉은 생전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여러 차례 출연했었다. 바로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 4개의 작품을 함께 해 온 두 사람은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감독과 배우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었을 터. 왜 봉준호는 배우 변희봉을 고집했을까.

당시 인터뷰에서 봉준호는 “왜 반복적으로 여러 번 함께 하는지 묻는다면 그만큼 광맥이랄까, 매장량이 많아서다. 송강호도, 틸다 스윈튼도 그러한데, 변희봉도 파도 파도 더 나오는 뭐가 있다”며 “그래서 몇 편을 계속 했어도 여전히 궁금하다. 더 뭔가 캐내고 싶어서 계속 부탁을 드리게 된다”고 답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봉감독의 찬사를 받은 변희봉은 생전 위대한 배우였음이 틀림없다.

한편 ‘옥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스크린관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며 ‘국민배우’로 불리우던 변희봉은 18일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앞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던 변희봉은 암이 재발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변희봉은 1966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후 MBC 드라마 ‘홍콩 101번지’로 연기자 데뷔를 했다. 그는 앞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출연을 앞두고 건강 검진을 받고 췌장암 진단을 받아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사실을 지난 2019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나이거참’에 출연해 공개해 대중으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고인이 출연한 작품으로는 영화 ‘플란다스의 개’, ‘괴물’, ‘살인의 추억’, ‘옥자’, ‘양자물리학’, ‘간첩’, ‘나는 왕이로소이다’, 드라마 ‘트랩’,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불어라 미풍아’ 등이 있다. 다양한 작품과 역할을 통해 끊임없이 놀라운 연기 행보를 펼친 그는 많은 배우들에게 존경받았다.

고인은 대중문화 각계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으며 정확한 장례 절차는 아직 미정으로 전해진다.

안수현 기자 ash@tvreport.co.kr /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TV리포트, 영화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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