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릴 정도로 압박감을 느꼈어요.”
배우 이준기가 태고의 시대, 신화를 다룬 대서사극에 첫 발을 내디디면서 느낀 마음을 이렇게 밝혔다.
“세계관이 워낙 큰 작품이라 부담이 컸다”는 그는 “압박감을 떨치려고 촬영장이 집이라고 생각하면서 현장에서 살았다”고도 말했다. 4년 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온 ‘아스달 연대기’의 두 번째 이야기 ‘아라문의 검’의 새로운 주연을 맡은 소감이자 각오다.
● 시즌1 주인공 송중기에서 시즌2 이준기로
‘아라문의 검’은 2019년 방송한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후속편이다. 신화의 시대, 태고의 땅 아스달을 배경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룬 고대 판타지물이다.
4년 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온 ‘아스달 연대기’는 제목을 ‘아라문의 검’으로 바꾸고, 남녀 주인공도 다른 배우들을 내세웠다. 1편의 주인공 송중기와 김지원 대신 배우 이준기와 신세경이 시즌2를 이끈다.
하지만 배역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준기는 송중기가 맡았던 은섬과 사야라는 두 인물을 이어 받아 1인2역에 도전하고, 신세경 역시 김지원이 소화했던 탄야 역을 맡았다. ‘아스달 연대기’의 또 다른 주역 장동건과 김옥빈은 각각 타곤, 태일하 역으로 변함없이 시즌2에도 등장해 이야기를 함께 이끈다.
이로 인해 ‘아라문의 검’은 태고의 신화를 다룬 이야기의 후속편이란 사실을 넘어 주인공들을 교체하는 결단을 통해 작품을 재정비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시리즈로 주목받는다. ‘아스달 연대기’의 세계를 설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후속편 역시 집필하지만 연출은 영화 ‘안시성’을 만든 김광식 감독으로 바뀌었다.
● 이준기, 두 작가 향한 믿음으로 참여
‘아라문의 검’은 ‘아스달 연대기’로부터 8년이 흐른 후의 이야기다. 아스달의 왕이 된 타곤과 아고족 연합의 리더가 된 은섬이 벌이는 대전쟁을 다룬다. 시즌1에서 각각의 인물에 대한 서사를 쌓았다면 이번 시즌2에서는 대립하는 두 세력이 벌이는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통해 고대 판타지의 세계로 시청자를 안내한다.
이준기는 “큰 세계관을 이어가는 작품에 합류해 심적인 부담이 컸다”고 돌이켰다. 그래도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극본을 쓴 두 명의 작가를 향한 굳건한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선덕여왕’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 등 숱한 히트 드라마를 만들어온 실력자들. 이준기는 이들 작가와의 작업에 기대와 설렘을 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높았다. 특히 1인2역을 소화하는 일은 커다란 과제였다.
드라마 설정상 8년이 지난 이후의 상황인만큼 이준기가 연기하는 사야와 은섬의 위치와 처지도 달라졌다. 은섬은 아고족을 이끄는 인물, 사야는 아스달 정벌군의 총장군이 된 상황. 두 형제를 각각 다른 인물처럼 표현해야 했던 이준기는 “8년 동안 은섬과 사야가 어떻게 변모했고, 어떤 마음과 목표로 고난과 역경을 버텼는지 상상했다”고 돌이켰다.
● 7년간 탄수화물 끊은 이준기의 액션은?
이준기는 최근 tvN ‘유퀴즈’에 출연해 액션 연기에 적합한 몸을 만들고 건강도 관리하는 차원에서 7년동안 탄수화물을 끊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쌀이나 밀가루를 일체 먹지 않고 대신 두부를 주식으로 삼는 식단을 공개했다.
혹독하게 관리해 만든 날렵한 몸은 이번 ‘아라문의 검’에서 톡톡히 효과를 냈다. 대륙의 대전쟁을 주요 이야기로 내세우는 만큼 화려한 액션 연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준기는 ‘아라문의 검’에서 소화한 액션에 관해 “참혹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감정을 담은 액션”이라며 “기술보다는 여러 감정을 담아내는 액션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연출을 맡은 김광식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봤던 어떤 사극보다 액션 분량이 많다”며 “전쟁 드라마로서의 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라문의 검’은 9일 밤 9시20분 tvN 토일드라마로 첫 방송한다. OTT 플랫폼 디즈니+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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