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30년 역사상 최초로 2MC가 나선다. 악뮤(이찬혁, 이수현)가 주인공이다.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아트홀에서 KBS2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박형석 PD, 이창수 PD와 악뮤 이찬혁-이수현, 멜로망스 정동환이 참석했다.
‘더 시즌즈’는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방식을 도입해, 2023년 한 해 동안 네 명의 MC가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시즌을 맡아 총 4시즌을 이어서 진행하는 뮤직 토크쇼다. 전임 MC 박재범과 최정훈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의 MC는 악뮤가 맡았다.
이날 박 PD는 “시즌제를 처음 기획할 때도 악뮤라는 뮤지션을 MC로 생각했지만, 스타트를 하기에는 너무 파격이었다. 우리는 쭉 1명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이고 음악계에서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사람들이 MC를 하다 보니까 연령대가 좀 있었다”면서 “이번에 재범 씨, 정훈 씨가 하면서 연령대가 좀 낮아졌다. 첫 시즌부터 (악뮤가 MC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킵(보류)하고 있다가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컨택(제안)했다.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OK’ 해줘서 고마웠다. 같이 일하게 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악뮤를 MC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 번째 시즌에는 파격적인 모습이 있어야 했다. 가장 적절한 게 악뮤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모든 뮤지션을 통틀어서 둘이지만 하나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뮤지션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피는 못 이긴다. 피는 물보다 진한 게 사실”이라며 “두 사람이 살아오면서 다져온 케미,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게 우리 프로에서 잘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더 시즌즈’를 하면서 느끼는 데 설악산 같다. 계절마다 매력이 뚜렷한데,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즌은 변화무쌍한 지금이 아닐까. ‘오날오밤’ 단풍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단풍도 실제로 여러 색이 있지 않나. 9월의 단풍, 10월의 단풍, 11월의 단풍이 다르듯이 새로운 뮤지션들과 함께 매주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것이다. 매회가 새 시즌처럼 다채로울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악뮤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역사상 최연소 MC, 최초의 2MC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오날오밤’에 대해 “올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통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 이찬혁은 “본의 아니게 그런 타이틀이 붙었는데, 저희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스케치북’에 가장 많이 나왔고 많은 교류가 있었고 코너도 맡았었다. 한 명이 올인하는 것보다 두 명이 올인할 때 더 큰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악뮤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수현은 “아무래도 저희 성향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음악적인 취향, 이해하는 것, 해석도 다르다. 그만큼 다양한 아티스트와 토크를 할 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오빠처럼 진취적인 아티스트가 나와도 잘 케어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는 이문세와 뉴진스를 꼽았다. 먼저 이찬혁은 “이문세 선배님 콘서트를 갔는데 감동받았다. 어머니가 옆에서 눈물을 훔치셨다. 요즘 세대에 더더욱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다. 저희를 통해서 어린 친구들에게 정말 자랑스러운 선배님의 무대, 노래를 선보일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수현은 “아직은 첫 방송에 집중하느라 특정 인물을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 있긴 하다. 뉴진스다. 너무나도 팬이다. 이번 활동하면서 딱 한 번 마주쳤는데 심장이 멈추지 않더라. 너무 빨리 뛰었다. 이번에 모실 수 있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사심을 살짝 밝히겠다”며 뉴진스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첫 번째 시즌부터 세 번째 시즌까지 밴드 마스터를 맡은 멜로망스의 정동환은 “악뮤과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너무 기대된다. 사상 최초 2MC이자 최연소 MC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보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다섯 명이 대표로 나왔지만, 감독님과 고생해 주시는 작가님들이 있다. 매주 작가님들과 소통하는데 정말 고생이 많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제작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네 번째 시즌의 MC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열일곱 번째 시즌에서 기대가 주어지지 않을까. 그때까지는 밴드 마스터로서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악뮤는 “10년 동안 한 번도 저희 둘이서 뭔 가를 진행해 본 적이 없다. 극과 극의 남매가 어떤 얼렁뚱땅 진행을 할지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첫 방인 만큼 저희도 굉장히 헤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기점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면서 “엉망진창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오날오밤’은 내달 1일 오후 10시 처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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