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차혜미 기자] 최근 한국 사회 곳곳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흉기 테러’ 사태가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공연장과 야구장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27일 창원 NC파크에서는 프로야구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NC가 5-3으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 시리즈를 모두 쓸어담으며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매우 어수선했다.
경기 전 심판을 테러하겠다는 위협 글이 올라온 것이다. 앞서 지난 26일 경기에서 2루심을 맡았던 윤상원 심판은 9회 말 박건우의 타구를 미처 피하지 못해 발에 맞아 굴절됐고, 타구가 야수보다 먼저 심판에 닿으면 내야 안타가 되는 규정에 박건우의 타구는 내야 안타가 됐다.
당시 8회까지 5-3으로 앞서있던 LG는 9회 말 2아웃 1, 2루 NC의 득점 찬스에서 마틴의 적시타로 한 점 쫓기게 됐고, 권희동의 끝내기 석점포로 5-7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자 일부 팬들이 2루심을 봤던 윤상원 심판을 테러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초 윤심판은 이날 주심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KBO 심판위원회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윤 심판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C 역시 입장 관중에 “금일 경기부터 관람 중 안전을 위해 경기장 내 안전관리 및 보안검색이 강화된다”고 공지했고, 경찰과 협력해 야구장 경계를 강화했다.
야구장 테러 위협은 이날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에는 한 누리꾼이 “오후 5시에 부산 사직구장에서 칼부림하겠다”는 내용의 테러 암시글을 게시해 팬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테러 예고글이 올라와 경찰 200명이 야구장에 배치되는 소동도 있었다.
비단 경기장만의 문제도 아니다. 공연장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5일 한 누리꾼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에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 아이돌 그룹 콘서트에서 팬들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저지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해당 공연은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팬 콘서트 당일이었다.
이에 경찰은 콘서트 현장으로 출동해 콘서트가 끝난 이후인 자정까지 약 7시간 동안 수색을 벌였다. 이날 수색에는 관할 경찰서장과 형사, 지역 경찰 등 총 39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IP 추적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해 검거했다. 작성자는 11살 초등학생이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아이돌 그룹 기념품이 비싸 사지 못했다”며 “홧김에 장난삼아 게시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초등학생 A양을 서울 가정법원에 넘겨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할 예정이다.
살인, 테러, 흉기난동 예고글은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을 기점으로 대폭 증가했다.
22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살인예고 글만 총 443건이다. 이 중 192건(20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0명이 구속됐다. 경찰청은 “온라인상 무분별한 흉악범죄 예고글 게시행위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고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게시자를 신속히 추적·검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혜미 기자 ch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NC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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