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스타 영어 강사 출신 문단열(59)이 암에 걸린 후 느낀 ‘인생에서 가장 후회한 것’에 대해 털어놨다.
문단열은 지난 19일 인문학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47살이 된 2011년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문단열은 암 투병 과정에서 겪었던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문단열은 “암 판정 후 가장 후회했던 건 암이 가져다준 제일 좋은 것과 연결돼 있다”고 운을 똈다.
그는 “암 수술 들어가기 4시간 전에 저와 협업하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제게 돈을 주시는 분이었다. 이분이 ‘급한 일인데 추천서 한 번만 써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시더라”고 말했다.
문단열은 “전 이분에게 ‘지금 암 수술 들어가야 해서 끝나고 써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급한 일이니까 지금 당장 써 달라’라고 요구하셨다. 아무리 가벼운 수술도 완전히 마취하는 건 ‘수술 중 사고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각서를 써야 한다. 제 마음도 그런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말까지 했는데 ‘너무 급하니 그냥 하나 써달라’고 하더라. 끝나고 해준다고 재차 강조했더니 버럭 화를 내셨고, 그 순간 바로 절교했다. 이런 일이 생기니까 상종을 해야 할 사람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너무 잘 보였다. 홍해 갈라지듯 나눠지더라”고 말했다.
문단열은 “암에 걸리기 전에는 불안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선후배나 친구들이 만나자면 만났고, 명함도 다 보관하면서 인맥 관리에 신경 썼다. 노이즈가 잔뜩 낀 인생을 산 거다”라며 자신의 과거 삶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큰 병에 걸리면 에너지와 시간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혹시 몰라서 만나야 하는 상황이 없어진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정말 소중한데 소홀했던 게 가족이었다. 내 추억에 딸들과 놀아준 기억이 별로 없더라. 보통 태어나서 10살 때까지는 친구보다 아빠를 좋아하지 않냐. 그 짧은 시기에 난 딸들 옆에 없었다. 가족에게 잘해줄 기회가 잠깐 열리는데, 그걸 그냥 지나친 게 가장 후회로 남는다”라고 고백했다.
이 영상은 게재된 지 6일이 지난 25일 오후 기준 16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강의도 최고셨지만 지금도 진정한 가르침을 주시네요.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머릿속에 안개가 한겹 걷힌 기분이에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 영상 보고 지금 바로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한테 사과하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스타 영어 강사로 한 달 순수입이 3000만 원에 달했던 문단열은 IMF 이후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30억 빚더미에 올랐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강연을 하며 살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암은 완치됐고, 2015년부터 사내 교육 영상 또는 제품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영상제작사(사다리필름)를 차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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