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나 같은 사람이 조금씩 목소리를 낸다면 언젠간 사회의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일본 공연 중 관객들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DJ 소다가 아픈 과거를 고백했다. 더 이상 성 범죄를 모른 척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DJ소다는 지난 14일 일본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직접 밝혔다. 그는 “오늘 일본 오사카 공연 마지막 부분에서 팬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는데 여러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졌다”고 털어놨다. 현장 사진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DJ소다는 “아직까지 너무 무섭고, 이런 일을 겪게 돼 믿기지가 않는다”며 ”앞으로는 무대 밑이나 앞쪽으로 팬분들에게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런데 사건 이후 DJ 소다의 평소 옷차림을 지적하는 2차 가해 주장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21일 DJ 소다는 “복장과 성범죄 피해는 절대 관계가 없어,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야.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야”라고 지적하며 아픈 이야기를 꺼내놨다.
그는 “내가 6살때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집에 혼자 있던 나는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했어. 그때의 난 부모님이 상처 받으실까봐 강도가 들 뻔 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 충격으로 선택적 함묵증에 걸렸고 지금껏 그 사실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숨기면서 살아왔어. 그리고 2018년 한국의 스펙트럼 페스티벌에 놀러갔을때 vip에 있던 한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나는 그 남자의 신상을 찾고 있었어, 그때 한 포토그래퍼 오빠가 나에게 ‘넌 잘 벌잖아, 요새 미투 운동 심한데 너까지 그러면 우리 밥벌이 힘들어져.’ 그말을 듣고 결국에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수치심에 홀로 괴로워 할 수 밖에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던건 그때 찍혔던 그 사람의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거야”고 털어놨다.
이어 “그리고 언젠가 해외 동료 디제이들에게 성희롱을 당했을때는 장난이었다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고 전 회사에서는 광고모델 협상을 하고 있어서 이미지가 안좋아질 것 같으니 그들을 블레임하는 게시물을 내리라고 했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차례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왔고 나는 그런일을 당해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숨기면서 살아야하는 줄 알았어. 하지만 이제 더이상 피하거나 숨고 싶지 않아 이를 무시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피해자에게 원인제공을 묻는거지? 나는 가해자나, 2차 가해를 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해. 2023년에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밝혔다.
끝으로 DJ 소다는 “누군가는 나를 관심 받고 싶은 관종이다, 일본을 싫어해서 일부러 이런 사건을 꾸민 것이다, 야한옷입고 다니더니 그럴 줄 알았다며 비난을 하지만 이런 와중에 생각이 깨어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 때문에 힘을 얻게 되었다는 피해자들의 메세지도 많이 받았어. 나의 작은 목소리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나같은 사람이 이런식으로라도 조금씩 목소리를 낸다면 언젠간 사회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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