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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로 감독 데뷔 정우성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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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출 도전, 고민은 1도 안 하고 뛰어들었죠.”

지난해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로 특급 신인 영화감독 탄생을 목도했다면, 올해는 정우성의 연출 도전작 ‘보호자’가 그 묘미를 전달한다. 배우 정우성이 절친 이정재에 이어 영화감독으로서 연출 데뷔 출사표를 던지며 드디어 관객들에게 첫선(15일 개봉)을 보였다.

정우성은 ‘보호자’의 연출은 물론 직접 주연까지 맡았다. 영화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물이다. 정우성은 수혁으로 분해 과거에 대한 후회·죄책감, 악연을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까지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깊은 내면의 딜레마를 표현하며 감성 액션 열연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정우성을 중심으로 조직의 보스 응국 역의 박성웅,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의 김준한, 성준이 고용한 2인조 해결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 등 4인 4색 빌런즈의 향연으로 예측 불가 스토리가 펼쳐진다.

‘보호자’는 전 세계 153개국에서 선판매를 기록했으며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로부터 공식 초청받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보호자' 로 감독 데뷔  정우성

‘정우성스러운’ 뚝심 있는 연출로 색다른 결의 영화 ‘보호자’를 완성할 수 있었다는 정우성 감독. 그는 “‘정우성스럽다’, 나답다라는 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스태프들에게 ‘레퍼런스를 찾아오지 마’라고 했던 게 첫 지시였다. 회의할 때 어떤 장면도 다른 영화의 레퍼런스를 삼아 촬영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찾아감’을 실현하고 영상화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자’, 이게 바로 연출자로서 정우성다움이 아닐까 싶다. 모든 필요한 영상과 이미지는 이 시나리오 안에서 찾아내야 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답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보호자’다운 톤앤매너가 자연스럽게 결정되고 각 캐릭터들의 색깔도 확연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우성 감독은 데뷔 30년 차 베테랑 배우로서 그간 쌓은 연륜으로 확고한 연출관을 보여줬고, 이는 ‘보호자’에 참여한 동료들과 끈끈한 신뢰 형성으로 이어지며 만족도 높은 결과물 탄생이 가능했다. ‘신인 감독’ 정우성에 대해 김남길은 “연출과 디렉팅이 굉장히 명확했고 배우와의 소통이 굉장히 원활했다. 든든한 현장이었다”, 박성웅은 “‘입봉 감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비가 잘 된 감독이었다. 배우 출신답게 캐릭터에 대한 디렉션이 디테일해서 좋았다”, 김준한은 “‘보호자’는 감독 정우성만이 할 수 있는 개성이 담긴, 색깔 있는 영화” 등 극찬을 보냈다.

더군다나 오랜 꿈을 이루며 정우성 감독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감독으로서 현장을 운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참여한 동료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에게 ‘이런 스타일의 감독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계속 입증하고 그 과정 속에서 인정받고. 촬영이 끝났을 때, 만족도가 거기에서 오더라. 완성도를 떠나 과정 말이다. 나름의 의미를 찾은 도전이라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고 흡족한 마음을 내비쳤다.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정우성 감독은 “연출자로서 정우성 감독만의 언어를 ‘보호자’ 안에 넣고자 했는데 첫 언어 선택에 대한 확신은, 최선을 다한 것엔 후회는 없다. 어떤 결과든, ‘왜 이렇게 담았냐’ 질책이든 겸허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고 그거에 대해 속상하기보다는 다음엔 또 어떤 방식의 언어를 채택할까 고민하게 된다. ‘보호자’의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많이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전형적인 재미의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런 영화가 될 수 없고 이미 완성도 높은 명작들이 있는데 제가 굳이 재생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정우성스러움’으로 만든 것이다”고 자신 있게 자신의 연출철학을 얘기했다.

'보호자' 로 감독 데뷔  정우성

또한 정우성 감독은 “한국영화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섞인 저항 의식들이 ‘보호자’의 특색을 만든 요소였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그는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우리 영화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소재를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상업적 수식어를 붙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의식이 상실된 듯한 느낌이 들어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걸 도전한 것이고 영화를 오래 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물론, 어렵고 힘들지만 도전이 있을 때 발전이 있는 것이지 않나. 그리고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가능성을 준다는 의미에서 도전하게 되었다”고 원동력을 전했다.

이러니 ‘만능 엔터테이너’ 반열에 올라선 정우성의 다음 스텝이 궁금해질 수밖에. 그는 “제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봐도 ‘쟤는 왜 저걸 선택했지?’ 하실 정도로 의외의 선택이 많았다. 저는 단 한 번도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이어가려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다음 연출작도 ‘보호자’ 같이 할 생각이 없다. 시나리오가 주는 영감을 얻어서 거기에 맞는 뭔가를 찾아가려 한다.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고 다음엔 어떤 장르를 해볼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또 다른 도전을 예고했다.

정우성 감독은 “‘보호자’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선택을 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제 선택이 관객들에게 어떠한 즐거움으로 다가갈지 그 떨림이 있다. 각각 영화의 개성이 다 다르기에 관객들의 선택에 놓여있지만 다만, ‘보호자’도 관객들의 그 선택 안에 들어가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보호자' 로 감독 데뷔  정우성

정우성은 연출과 본업인 연기뿐만 아니라 홍보 활동 등 매사 열과 성을 다해 임하며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짜릿한 ‘잘생김’을 소유했음에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능 출연마다 적극적으로 활약하는 모습 역시 언제나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처럼 뜨거운 열정을 잃지 않는 비결을 묻는 말에 정우성은 “저는 무엇이든 정말로 제가 즐겨서 하는 거다. 즐기지 않으면 일이 일로써만 느껴지고 지속할 수 없다. 저랑 가까이서 일하는 동료들은 제 실없음, 농담을 많이 보셨을 거다. 영화 홍보한다고 과거 ‘런닝맨’에도 나가고 이번엔 ‘SNL 코리아’에 출연했는데 저는 예능에 출연할 때마다 홍보 목적보다는 이런 기회에 작품과는 다른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사회적 이슈에 이름이 거론되는 일도 하고 있기에 더욱 진지한 이미지가 각인된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진지한 것도 중요하지만 웃음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웃음을 주는 연기에 대한 고단함, 고민에 정말 큰 존경의 마음까지 갖고 있다. ‘SNL 코리아’에는 또 출연하고 싶다. 웃음을 주는 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니까, 오죽하면 또 ‘SNL 코리아’에 나가고 싶겠나”라고 답했다.

더불어 정우성은 올해 영화 ‘웅남이'(감독 박성광)에 이어 ‘보호자’와 같은 날인 15일 개봉한 경쟁작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까지 연이은 특별출연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그는 “제가 출연하는 작품들은 전적으로 사적인 관계성을 다 배제하고 선택하는데 이상하게 특별출연 제안은 거절을 못 하겠다. 특별출연은 그 자체로 사적인 감정으로 연결되는 부탁이고 얼마나 고심 끝에 나에게까지 연락이 왔나 감안하다 보니 덜컥 겁 없이 하게 된다. 잠깐 나오더라도 민폐가 되면 안 되니까, 놀다 가면 안 되니까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빛나는 의리를 과시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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