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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그들에게 올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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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트렉트
사진=어트렉트

4개월 전 IZE에 쓴 피프티 피프티(이하 ‘피프티’)에 관한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거기엔 데뷔한 지 4개월 된 케이팝 걸그룹의 빌보드 핫100 진입이라는 소중한 성취 이후 쏟아져 나온 언론의 “초조한 표현(‘중소의 기적’)”들과 그에 대한 관찰자로서 우려, 걸그룹 아이돌 시장에 뛰어들기 전부터 이미 베테랑 제작자였던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전방위적 활약, 피프티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 의지 및 계획 등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엔 이들이 ‘Cupid’라는 곡으로 설정한 성공 확률의 ‘반반(Fifty Fifty)’이 앞으로 전개될 본편에서 어디로 기울지가 결정 날 것이며, 지금 피프티에게 빌보드는 종착역이 아닌 출발역이라는 말도 적혀 있다. 당시 저 글을 쓰면서 내 심정은 피프티가 이룬 걸 지키려면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음 단계로 가야 하지 않을까였다. 소속사와 그룹 당사자들도, 또 그걸 지켜보는 대중과 언론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너무 흥분한 듯 보였기 때문이다.

기우가 되길 바랐건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만다. 성공을 눈앞에 두고 꼼꼼하게 두드려 보았어야 할 돌다리를 이들은 거의 부숴버렸고, 날개를 펼쳐 창공으로 날아올라야 할 시기에 이들은 반대로 날개를 꺾고 지상으로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만들었다. 겨우 알을 깨고 세상 빛을 본 무명 아이돌 그룹에서 일약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뻔한 피프티를 둘러싼 소속사와 외주 업체 간 법적 다툼은 지금도 진행형인 상황. 전 대표의 “멤버 강탈을 시도한 외부 세력” 의혹 제기로 촉발된 이 사건은 지난 6월 19일 피프티 멤버 측이 소속사 어트랙트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피프티 측은 어트랙트가 정산 자료를 성실하게 제공할 의무와 멤버들의 신체/정신 건강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고, 회사가 자신들을 지원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세 가지 사항을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내세웠다. 이 일에 강한 불쾌감이 들었을 전 대표는 애초 막연하게 지목만 했던 “외부 세력”에 구체적인 법적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 외부 세력은 이젠 모두가 아는 어트랙트의 외주 업체 더기버스와 회사 대표 안성일이다.

전 대표는 안 대표 쪽에 음악 프로듀싱 업무 외 멤버 관리와 멤버들 부모와의 소통까지 일임하는 등 한때는 깊은 신뢰 관계를 맺은 듯 보였지만 상황이 엎어지면서 지금은 모든 게 과거가 됐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 간 고소와 폭로, 입장문 및 녹취록 또는 언론 기사에 따른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며 사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 와중에도 ‘Cupid’의 빌보드 핫100 잔류 기록(19주 연속)은 그룹이 처해있는 혼탁한 기류에도 아랑곳 않고 파란을 이어갔다. 소속사를 상대로 법적 분쟁에 뛰어든 멤버들은 “처음 연습을 시작하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자고 다짐”했었다며 자신들이 “옳지 않은 일에 동조하거나 함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거짓도 주변의 외압도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길을 올바르게 가고자 내린 결정이었다고 그들은 주장한 것이다. 멤버들은 그러면서 “지금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사진=어트렉트
사진=어트렉트

하지만 피프티 멤버들이 한 일이 진정 거짓도 외압도 배제한 채 상식과 이치에 맞게 판단한 결과라면 왜 그토록 압도적인 대중이 전홍준 대표 편에 섰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직 분쟁 중인 일이라 명쾌하게 진실을 판단, 운운할 순 없지만 적어도 여태껏 나온 진술과 자료들만 봐도 이 사태는 피프티 쪽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듯 보인다. 이는 그룹 측이 얘기한 전속계약 해지 사유 중 세 번째인 ‘회사가 자신들을 지원할 능력이 부족하다’ 부분만 따져봐도 알 수 있다. 가령 전 대표는 방 셋, 화장실 둘이 딸린 월세 270만 원짜리 숙소를 강남 쪽에 잡아주었고 보컬과 랩, 음악이론, 댄스, 영어, 운동, 연기 등 과목별 레슨도 지원했다. 이 비용만 매월 2~3천만 원이 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직비디오에도 2억 5천만 원 정도가 들었다는 ‘Cupid’를 포함해 거의 1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한다. 여기에 전 대표 스스로 외제차를 팔고 시계를 처분하고 모친의 돈까지 회사 운영비에 보탠 일을 더하면 피프티의 주장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것인지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다. 더불어 전 대표의 45년 지기라는 작곡가 하광훈을 포함해 그간 전 대표와 일을 해왔거나 그를 겪은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긍정적인 내용 일색인 것도 “당장의 이익보다 아티스트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 밝힌 전 대표 입장을 사람들이 더 두둔하게 만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피프티 멤버들이 상황에 대처해 온 모습이다. 그들은 이제 겨우 곡 하나를 히트시킨 신인. 아직은 소속사에 기대야 하는 존재이고 회사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신뢰 관계를 가져가야 하는 입장이다. 자신들 말처럼 지금이 그룹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알고 있다면 더 그랬어야 한다. 그러나 먼저 그릇을 깬 건 그들이다. 물론 깰 수는 있다. 단, 그건 자신들이 그럴 수 있을 만한 커리어를 쌓고 회사에서 독립해 스스로의 예술 세계를 펼쳐나갈 능력이 될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스티비 원더 같은 불세출의 거장도 창작의 자유를 소속사로부터 보장받기 위해 9년을 기다려야 했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가. 하물며 고작 데뷔 9개월 차 걸그룹이, 아직 자신들만의 음악 색깔을 확립하기도 전에 만인이 이해하기 힘든 이유들을 들어 물심양면 지원해 온 소속사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아니면 소속사와 분쟁을 일으킨 기존 국내 아이돌 그룹들처럼 피프티도 명백한 ‘피해자’로 인식돼 대중이 자신들 편에 선다면 얘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이건 그것과도 다른 전대미문의 사례라는 점에서 상황은 여러모로 피프티에게 불리하다. ‘통수돌’ 같은 감정적 빈정거림은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그만큼 지금 여론은 누가 봐도 전홍준 대표 쪽으로 기울어 있고, 법적 진실 이전에 도의적 차원에서 피프티 측의 대처는 이미 선을 넘었다는 게 팬들 사이 중론이다.

물론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전 대표는 이 사태의 골든타임이 5일이 될 것이라며 피프티 멤버들이 마음만 돌린다면 언제든 회사와의 미래를 좋은 그림으로 그려나갈 여지가 있다는 걸 에둘러 알렸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오는 9일 오후 3시 30분,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사건 조정기일을 비공개로 연다. 아마 이것이 피프티에겐 이 사태와 관련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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