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 |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 여름 대작 빅4 중 가장 마지막으로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최근 언론시사회 직후 극장가 복병에 등극했다. ‘밀수’의 류승완 감독, ‘더 문’의 김용화 감독, ‘비공식작전’의 김성훈 감독은 성수기 상업 영화로 화려한 성공을 거뒀던 전적이 있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은 이번 작품이 첫 텐트폴 영화였기에 관객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연출자에 대한 기대치나 주목도가 적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올해 제76회 칸 국제 영화제 마켓에서부터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심상찮은 반응을 끌어냈고, 그 호평의 이유를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입증했다. 장르가 주는 재미까지 갖춘 상업영화로 호평을 끌어낸 것은 물론, 우려했던 신파에 매몰되지 않은 마무리까지 군더더기 없는 만듦새가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갖는 의미와 폐허가 된 후 생존한 사람들의 모순과 부조리를 조화롭게 녹여낸 연출력도 단연 돋보였다.
무엇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끌어낸 또 다른 성취는 배우 이병헌의 새로운 인생 연기까지 남겼다는 점이다. 이병헌은 연기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깊은 배우로 꼽힌다. 대표작도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부터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으로 스크린 대표작을 남겼고, 지난 2015년 ‘내부자들’과 지난 2020년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배우로서 더욱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그간 이병헌은 스크린은 물론 드라마까지 배우로서 성공적인 커리어와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입증해왔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또 한번 더 새로운 모습을 남겼다는 입소문이 확산돼 더욱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병헌이 맡은 인물은 대지진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에서 주민 대표를 맡게 되는 ‘영탁’이다. 이병헌은 영탁을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등 장르를 오가는 다채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내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또 극의 변곡점마다 돌변하는 살벌한 눈빛과 폭풍 열연으로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이병헌 또한 스크린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반응을 전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저도 보고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이런 장면이 있었나’ 놀랐다”며 “나도 무서워서 ‘CG야?’ 했다, 그런 눈빛과 얼굴이 나한테 있었나 하고 놀랐다”고 털어놨다. 특히 함께 주연을 맡았던 박서준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병헌의 연기를 본 소감에 대해 “이렇게 경력이 많으신 분들도 아직 새로운 얼굴이 있구나 싶더라”고 감탄하며 “앞으로 배우 생활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해보게 된 순간이었다, 그런 지점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뿌듯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또 다시 이병헌에게 N번째 커리어하이를 안겨줄 작품이 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대중들에 수차례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배우였지만, 여전히 새롭고 앞으로가 또 기대되는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입지가 독보적인 스타라고도 볼 수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만듦새와 완성도 측면에서 여름 극장가 복병으로 떠오른 만큼, 이병헌의 열연과의 시너지로 어떤 흥행 성과를 낼지도 주목되는 시점이다. 특히 이병헌으로서는 영화에 대한 대중의 아쉬운 평가를 받아야 했던 재난물이었던 ‘백두산’과 ‘비상선언’ 등과 달리,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남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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