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에만 5개 프로 첫 방송…문명 탐험, 위스키, 택배 등 새로운 소재 도입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고대 신비의 도시 마야의 문명을 쫓는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tvN), 두 배우의 우정 여행을 담은 ‘배우는 여행중(JTBC), 몽골에서의 택배 배송 일지 ‘택배는 몽골몽골(JTBC).
외국 여행을 소재로 출연자와 테마를 달리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6일 방송가에 따르면 8∼9월 처음 방송되는 여행 예능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총 다섯 편에 이른다.
낯선 환경과 상황이 신선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데 비례해 시청자의 피로감도 쌓여가고 있다. 이에 식상함을 덜기 위한 제작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첫 방송한 tvN의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마야 문명을 탐사하는 과정을 다룬 예능이다.
자칫 시사교양 프로그램처럼 딱딱해질 수 있지만, 배우 차승원을 비롯한 출연진이 식사를 직접 책임지는 모습에서도 재미를 찾는다. 차승원은 과거 ‘삼시세끼’ 시리즈나 ‘스페인 하숙’ 등에서 이미 여러차례 음식 솜씨를 뽐낸 바 있다.
첫 방송은 차승원과 배우 김성균, 그룹 더보이즈 주연 등 출연자들이 비행기를 세 번 타고 멕시코의 시골 마을에 도착하는 과정을 다뤘다. 시청률은 3.8%를 기록해 동시간대 tvN이 방송하던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의 첫 방송(3.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는 23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배우는 여행중’은 1988년생 동갑내기 배우 임시완과 정해인의 스코틀랜드 여행기를 다룬다.
동갑내기로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임시완과 정해인이 모두 위스키 애호가라는 점에 착안해 유명 위스키들의 고향으로 꼽히는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는 모습에서 색다른 재미를 보여줄 계획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스키 판매량이 늘고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위스키라는 소재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18일 첫 방송을 앞둔 ‘택배는 몽골몽골’ 역시 친분이 있는 출연자들을 기용해 이들의 ‘케미'(호흡)에서 나오는 재미를 추구한다.
‘택배는 몽골몽골’은 1976년생 ‘용띠 절친’인 가수 김종국과 홍경민, 배우 장혁과 차태현, 홍경인이 열다섯 살 어린 배우 강훈과 함께 몽골에서 택배를 배송하는 과정을 담는다.
택배 인프라가 부족하고 환경이 험난한 몽골에서 출연진이 낙타와 말, 뗏목 등의 운송 수단을 동원해 택배 상자를 전달하는 모습을 통해 신선한 웃음을 주는 것이 목표다.
이 밖에도 SBS플러스의 ‘먹고 보는 형제들’과 플랫폼이 정해지지 않은 ‘찐친 바이브’ 역시 9월 중 첫 방송이 예정돼 있다.
각각 ‘먹고 보는 형제들’은 코미디언 김준현과 문세윤이 먹는 즐거움을 주제로 외국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고, ‘찐친 바이브’는 가수 겸 배우 윤은혜와 오마이걸 효정, 배우 김시영의 일상 탈출 여행을 다룬다.
이처럼 소재와 출연진에 변형을 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 오는 돌발 상황과 의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주제를 달리해도 결국 수많은 공통점이 있는 여행 예능이 여럿 쏟아져 나오면서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을 우려도 있다.
한 시청자는 첫 방송을 앞둔 여행 예능 소식을 전하는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결국 놀러 가서 농담하고 음식 해먹고 또 같은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여행 예능을 나열하며 “잘된다 싶으면 다 비슷하게 만든다”고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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