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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혹평, 속앓이 심했다”…실패 딛고 ‘악귀’로 일어난 김은희 작가의 성장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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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인내의 산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힘든 등반이였던 것 같습니다. 유독 힘든 일도 많아서 속앓이도 심했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드라마보다 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악귀’를 쓰면서 부담감도 크긴 했지만, 그만큼 더 소중하게 한 자 한 자 써 내려갈 수 있게 저를 더 성장시켜준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김은희 작가가 텐아시아와 서면 인터뷰에서 전작 ‘지리산’의 혹평으로 부담감이 컸다며 이렇게 말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가난한 청춘 산영(김태리 분)이 악귀를 보는 민속학자 해상(오정세 분)과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고 시청률 11.2%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김은희 작가는 “기획부터 시작해서 이런 아이템이 괜찮을까? 공중파에서 오컬트라니 시청자분들이 받아드려 주실까? 고민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도 많은 분이 응원해 주고 부족한 부분들도 격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악귀’를 집필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묻자 김은희 작가는 “귀신보다 사람이 보이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귀신도 한때는 사람이었던 존재니까 그 귀신들에게도 나름의 이야기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원해, 김해숙, 진선규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떨까. 김은희 작가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었다. 오컬트라는 새로움에 도전해주시고 멋진 연기를 보여주신 명품 배우님들, 사랑하고 존경한다. 난 귀신보다 배우분들의 연기가 더 소름이 끼쳤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리, 오정세의 연기를 보면서 ‘소름 끼친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10부 폐건물에서 악귀에 들리는 장면은 나도 보고 깜짝 놀랐다. 또 9부에 홍새와 유원지에 간 장면이 있는데 산영이 얼굴에서 심달기 배우가 보이더라. ‘김태리 최고’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며 “오정세 배우는 극 후반부의 감정신도 너무 좋았는데, 1부 엘리베이터 신이나 7부 점쟁이신처럼 진지하게 웃기는 건 범우주적으로 일등이라고 생각했다. 4부 화원재에서 산영이와 우연히 마주치고 놀라는 부분은 대본에는 없던 거였는데 편집본 보고 빵 터졌다”고 회상했다.

1958년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거슬러 여러 청춘의 이야기와 이러한 청춘들을 좀먹는 그릇된 욕망과 사회악을 다룬 김은희 작가. 이러한 메시지를 ‘오컬트’란 장르에 녹여낸 이유를 묻자 그는 “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란 말이 있지 않나. 특히나 끔찍한 범죄를 보다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악귀’는 그런 생각에서 비롯됐던 것 같다. 방황하고 흔들리는 청춘에게서 희망을 뺏어간 범죄자들을 귀신에 빗대어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산영이다운 선택을 내린 구산영(김태리 분)의 흑암시 엔딩은 무엇을 의미할까. 김은희 작가는 “산영이는 스물다섯, 아직은 인생의 시작점에 있는 청춘이다. 극 중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옳은 선택을 했다고 해도 희망만이 가득하진 않을 거다. 그런 현실을 흑암시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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