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설경구가 쉴틈없는 열일 행보로 연이어 관객들을 찾고 있다. 올 여름까지 ‘유령’,’길복순’에 이어 ‘더 문’으로 관객을 찾는 설경구. 잊을 만하면 다시 돌아오는 설경구가 더욱 반가운 까닭은 매 작품 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캐릭터 덕분. 설경구는 세 작품에서 때로는 좋은 놈, 나쁜 놈으로 때로는 이상한 놈으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쁜 놈-‘유령’ 쥰지
설경구는 지난 1월 18일 개봉한 영화 ‘유령’로 2023년 첫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영화. 설경구는 ‘유령’에서 조선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 역을 맡았다.
쥰지는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손으로 조선말과 사정에 능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조선총독부 통신과 감독관으로 좌천된 인물. 처음 도전해보는 시대극에서 설경구는 ‘역도산’의 기억을 살려 유창한 일본어 연기를 펼쳤으며, ‘유령’의 항일 활동을 막기 위해 펼치는 맨몸 액션부터 하이라이트 총격 액션까지 과격한 액션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여기에 더해 설경구는 ‘조선인’이라는 태생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쥰지의 열망과 분노, 열등감 등 다채로운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냈다. 그는 쥰지가 성공에 대한 열망 하나로 부모까지 져버리는 ‘진정한 나쁜 놈’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과 그의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상한 놈- ‘길복순’ 차민규
이어 지난 3월 3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길복순(전도연)이 속한 MK Ent.의 대표 차민규로 분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10대 딸의 싱글맘인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차민규는 열일곱 살 길복순의 타고난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전설적인 킬러로 길러낸 스승이자 보스. 매 순간 모든 감정이 극에 치달았던 ‘유령’의 쥰지와 달리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모든 상황 속 최고의 킬러다움 냉혹함과 단호한 액션으로 차민규의 서사를 그려냈다.
그러나 세상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는 독불장군 차민규는 길복순 앞에서만 유독 약해지는 ‘이상한’ 인물. 킬러 업계를 꽉 쥐고 있는 MK 엔터의 대표답게 다른 인물들에게는 절대자 같은 캐릭터지만 길복순에게는 눈먼 사랑을 하는 차민규 캐릭터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특별한 관계를 설경구는 담담한 감정 연기를 통해 그려냈다.
#착한 놈- ‘더 문’ 재국
그런 가운데 설경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더 문’에서는 ‘유령’, ‘길복순’과 완전히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 설경구는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재국 역을 맡아 전작에서 볼 수 없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준다.
재국은 5년 전 나래호 프로젝트 실패의 책임을 지고 우주센터의 센터장 자리에서 내려와 자취를 감춘 인물. 그가 소백산 천문대에 자취를 감추고 살게 만든 그의 죄책감과 선우를 살리기 위한 절박함이 ‘더 문’ 속 재국의 감정의 대부분을 이룬다. 설경구는 사령선 설계를 책임졌던 과학자로서, 또한 위험에 처한 대원을 살려야 하는 리더로서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가는 재국을 깊이 있는 눈빛과 몰입력으로 완벽하게 표현한다. 대한민국 우주 대원 선우를 살리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 재국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그는 담담한 투로 내뱉는 유머스러운 모습부터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하며 감정을 토해내는 연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 연기를 소화해내며 선우와 재국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재국은 고립된 선우와 모니터로만 교신하기 때문에 실제 설경구와 도경수는 함께 촬영하는 분량이 거의 없었고 달 탐사라는 소재의 특성상 그래픽 효과가 주가 되는 만큼 몰입이 힘든 조건에서도 그는 재국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해냈다.
이처럼 매 작품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찾아 즐거움을 주는 배우 설경구. 존재만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무게감을 보여주는 설경구가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모습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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