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 김명수(인피니트 엘), 최진혁이 최민수를 향한 복수 피날레를 완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만, 시청률 면에서는 자체 최저 시청률인 2.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흥행 면에서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9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이 거대한 부조리에 맞서 끝내 정의를 실현시킨 장호우(김명수 분)와 한승조(최진혁 분)의 승리와 함께 진연아(연우 분), 장지수(김유리 분)와의 로맨스도 핑크빛으로 완성, 빈틈없이 꽉 채운 인과응보 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장호우와 한승조는 최대 빌런이었던 한제균(최민수 분)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평온한 일상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먼저 아버지의 일이기에 더욱 마음 아프고 심란했을 한승조를 위로해 준 것은 장지수였다. 한승조의 집을 찾은 장지수는 “이제 조이스 장은 없어. 아픈 당신 지켜주러 온 거야”라며 마음을 전했고, 서로를 꼭 껴안아 주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한 가족을 이룰 이들의 앞날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어 혼자 실사를 나가게 된 장호우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실사를 나간 회사에서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발견한 것. 그는 다름 아닌 상아건설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윤무일이었고, 그의 딸인 바리스타를 통해 친부모가 모셔져 있는 추모 공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친부모님을 찾게 된 장호우. 부모님의 위패 앞에서 만감이 교차한 장호우의 표정과 함께 “나는 가족이 생겼고, 이 사람들 덕분에 길은 어디로든 열리고 있었다”라는 내레이션이 더해져 가슴 먹먹함을 안겼다.
교도소에 갇힌 한제균은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교도소 접견실에서 긴밀하게 변호사와 회동을 하는가 하면, 우상현(신우겸 분)을 이용해 무언가 지시를 내리고 있었던 것. 아직 끝나지 않은 한제균의 반격이 예고된 가운데, 장호우는 실사를 나갔던 페이퍼컴퍼니와 윤무일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에 꼼꼼히 서류들을 살펴보기 시작한 장호우. 페이퍼컴퍼니였던 제한 홀딩스의 대표가 윤무일이라는 것과 거래내역에서 이상 거래의 흔적을 발견, 그것이 바로 한제균의 차명계좌라는 것, 그리고 이미 거액의 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것까지 알아내면서 또 한 번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때마침 해외 은행이 뱅크런으로 파산했다는 뉴스를 접한 장호우와 한승조는 한제균이 제한 홀딩스 차명계좌로 빼돌린 비자금으로 해외은행 사들여 국내 은행에 다시 손을 뻗치려는 계획이라는 것을 단숨에 파악했다. 그 와중에 사면받아 교도소를 나온 한제균. 한번 처벌한 죄는 다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기에 그가 저지른 모든 죄는 리셋되었고, 그제야 한제균이 항소도 하지 않고 여유만만하게 교도소에서 미소를 지었던 이유가 밝혀져 소름을 유발했다.
하지만 이를 순순히 당하고 있을 장호우와 한승조가 아니었다. 은행 연합체에서 제외된 은행을 노릴 것을 예측하고 은행들을 찾아가 은행 연합체 컨소시엄에 들어오기를 권유했고, 윤무일의 이름으로 된 한제균의 모든 차명계좌를 파헤쳤다. 이에 맞서는 한제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은행이 아닌 증권사로 눈을 돌린 것. 이를 몰랐던 장호우와 한승조는 제대로 일격을 당했지만, 또 다른 반전이 있었다. 한제균의 새로운 심복이 된 줄 알았던 우상현이 장호우와 한승조에게 지금까지 모아뒀던 모든 자료를 넘겼기 때문. 이중 스파이였던 우상현이 넘긴 자료 덕분에 장호우와 한승조는 한제균이 만든 차명계좌의 증거를 손에 넣었고, 그가 증권사를 입찰하기 직전에 입찰서가 아닌 ‘회계사 등록 최소 증서’를 전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여기에 차명계좌에 있던 돈은 물론이고 페이퍼컴퍼니에 은닉해 둔 자산까지 알뜰하게 검사에게 전달, 완벽한 팀플레이로 인과응보를 완성했다.
그런가 하면 장호우와 한승조의 로맨스에도 꽃길이 펼쳐졌다. 더 이상 고졸 출신 회계사가 아닌, 당당한 태일회계법인의 뉴스텝 교육 담당이 된 장호우는 진연아와 수줍은 입맞춤으로 로맨스를 완성했고, 한승조는 장지수와 함께 돌아온 아들 조셉을 처음으로 품에 안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훈함까지 모두 선사한 두 사람의 로맨스 결말은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이었다.
무엇보다 한제균의 결말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조셉을 지켜보는 한제균의 눈빛에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던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고, 애써 차오르는 눈물을 삼켜내는 그를 지켜보는 한승조와 장지수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좌중을 압도하며 새로운 건물에 입성하는 한제균의 모습과 함께 그가 투자신탁 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바로 설립인가 조건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보겠다며 움직이는 장호우와 한승조의 모습으로 ‘넘버스’다운 결말을 완성했다.
이처럼 ‘넘버스’는 신선한 회계사들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고, 그 안에 희로애락이 담긴 캐릭터들의 서사는 드라마 속에 단숨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캐릭터를 완벽히 흡수한 배우들의 열연은 극에 활력을 더하며 ‘넘버스’만의 스타일로 통쾌하고 짜릿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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