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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 집 안 살아요, 오해” 조인성, L사 고급 오피스텔 거주설 정정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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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셔츠를 무심하게 걸친 배우 조인성(41)은 긴다리를 주체할 수 없는 듯 몸을 조금 비틀고 앉아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꾸밈 없고 진실한, 허세 없이 단단한 매력이 솔솔 풍겨나왔다.

조인성은 최근 진행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관련 인터뷰에서 영화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도 숨기지 않고 전했다. 조인성은 ‘밀수’를 비롯해 디즈니+ 시리즈 ‘무빙’,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3’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 것에 대해 “내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이건 옳지 않다. 조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며 “‘밀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스크린과 TV에 나오게 되는 건데 제가 그랬던 편이 아니라 부담스럽다. 한꺼번에 나오게 되어서 조금 조심스럽다”며 웃었다.

조인성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서게 된 건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자,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했던 조인성은 ‘어쩌다 사장’ 시리즈를 통해 안방 속 TV로 직접 들어갔다. 그게 조인성에 생각한 팬들에 대한 예의였고 인사였다.

“‘어쩌다 사장’에 출연하게 됐던 계기는 코로나 때문이었어요. 벌써 3년째고, 1-2년은 정말 심했잖아요. 너무나 갑작스럽게 그런 변화들이 왔죠. 예고되고 차츰 변한 게 아니라 너무 크고 급작스럽게 세상이 변한 거에요. 이 변해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중과 호흡할 것인가 생각했죠. ‘어쩌다 사장’에서는 제가 진짜 많이 배웠어요. 제가 하는 고민은 고민도 아니었다는 생각. 잘 모르는 할머니가 광수의 손을 꽉 잡더니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힘든가봐’ 그러고 가시는데, 그럼 눈물이 막 나요. 내가 특별할 게 없구나 싶죠.”

벌써 데뷔 25년차인 조인성은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다. 이제는 연예인으로 산 기간이 비연예인으로 산 기간보다 길다”며 “연예인의 삶에는 적응할 만도 됐다”며 웃었다.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를 마치고 마모된 무릎 탓에 무릎 수술을 받았던 조인성은 아침에 일어나 사이클을 타며 건강 관리를 한다고. “무릎에 그게 제일 좋다더라”는 그는 “무릎 수술은 어떤 사건이나 사고에 의해 다친 거라기 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찢어져서 하게 됐다. 이걸 류승완 감독님이 잘 알고 계셔서 ‘밀수’ 액션할 때 배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나이를 먹고 배우로서 성숙되면서 알게 된 것은 ‘솔직한 소통’이다. 조인성은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 하고, 안 괜찮으면 안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게 좋은 거 같다. 서로 방법을 찾는 거다. 내가 못하는 걸 무술팀이 더 잘한다면 무술팀이 해줘야 한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영화와 드라마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제가 촬영했던 ‘무빙’ 같은 경우에도 제가 떠 있어요. 와이어 액션은 정말 쉽지 않아요. 줄에 걸려있기 때문에 쓸리고 아프고. 아플 때요? 내색하죠. 아프다고 얘기도 하면서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거에요.”

40대 초반의 삶을 살고 있는 조인성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점은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 잘 안 나고, 화가 안 난다는 것은 경험을 해봤다는 거다”라며 웃었다.

“배우로서 잘 성장하고 있다는 말씀이 참 감사하네요. 제가 앞서 했던 인생의 사소한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완성하는 거고, 그걸 잘 하고 있다는 말씀은 기분 좋게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요즘엔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하고, 아픈 건 아프다고 말해요. 다만, 배우로서 느끼는 것은 매번 제로값에서 시작하는 거구나 하는 점이에요. ‘산 너머 산’이라는 말이 이렇게 되는 거구나를 실제로 느끼고 있죠.”

조인성은 ‘밀수’에서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 역을 맡았다. 부산을 장악하고 전국구 밀수 1인자가 된 권상사는 부산항이 단속으로 인해 막히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춘자(김혜수)를 만나 밀수판을 펼친다.

조인성은 ‘밀수’에서 비교적 분량이 크지 않은 편이다. 스케줄이 3개월 밖에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딱 그 정도의 분량만 소화 가능했다”고. 당시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홍보 프로모션을 병행하던 탓에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촬영에 임했다.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로서 섹시미가 있었다며 재차 외모 칭찬이 나오자 조인성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촬영 감독님이 터치를 잘 해주신 거죠. 섹시미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섹시미는 부족해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원숙미가 없다는 생각이에요. ‘아직 난 어리다, 너무 영하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 지더라고요.”

동료-후배들과 현장 속 이야기를 묻자 조인성은 “현장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잘해내기 위해서 많이 집중했다”고 했다. “제 코가 석자였어요. 당시 저는 ‘모가디슈’ 홍보하다가 시간이 비면 현장으로 가서 찍는 식이어요. 다른 배우들은 다 찍고 있었고. 저는 촬영을 조금 늦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진 분위기에서 왔고 이걸 바로 잘 해내야 되는 거라 ‘이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민폐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조인성은 “이 작품을 해서 가장 좋은 점은 김혜수와 염정아 선배를 만났다는 것”이라며 “이 작품을 안 했다면 못 만났을 거 아닌가. 남들에게 뺏기는 건 정말 섬뜩하다”고 말했다.

“김혜수 선배님요? 놓치고 싶지 않아요. 남들한테 뺏기고 싶지 않아요. 정말 큰 사랑과 응원을 주셨고, 그래서 저희 후배들 같은 캐릭터는 그 사랑으로 꽃이 핀 거에요. 꽃이 피기 위해서 땅, 볕, 비 있어야 되는데 염정아 선배님이 좋은 땅이었다면, 김혜수 선배님은 태양. 류승완 감독님이 비를 내려 주신 거죠. 그 가운데 우리 캐릭터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한 거에요.”

조인성은 롤의 비중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출연할 수도 있죠. 작품이 재미있으면 뭐든지 좋아요.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거니까. 작품마다 행간이 재미있으면 그 배우가 계속 궁금해지는 거 같아요. 한 작품에 여러 행간들이 재미 있으면 방점 찍는 작품이 나오고 계속 기대감을 가지면서 활동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조인성은 연기에 대해 “거창하면 힘이 들어간다. 가볍게 하려고 한다. 난 내 몫만 하고 피해가 안 되면 된다는 생각이다”고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조인성은 ‘밀수’를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원한 수중 액션신은 스크린으로 보는 게 가장 최적화되어 있을 것이다. 그걸 핸드폰이나, 아무리 티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티비로 보는 것보다 스크린이 가장 잘 볼 수 있게 구현된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음향도 그렇고”라며 극장 관람을 강추했다.

“평소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을 즐긴다”는 그는 “사람이 많이 없는 ‘나만의 극장’이 있다”며 웃었다. ‘집에서 내려가서 영화 보는 거냐’는 말에 조인성은 “아, 저 그 집에 안 살아요. 그런데 자꾸 제가 그 집에 산다고 나와서. 아무도 묻지 않아서 말을 못 했는데, 오해하고 계신다. 저 그 집에 안 삽니다. 1층 집인데 어떻게 내려가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인성은 이어 자주 가는 극장이 어디냐는 말에 “그건 좀 비밀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거기 사람이 몰려서 내가 못 가는 게 싫다”며 웃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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