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가 ‘가짜 연기’ 발언을 해명했다.
2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손석구가 출연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카지노’, 영화 ‘범죄도시2’, 그리고 공개를 앞두고 있는 ‘DP2’까지 작품마다 뜨거운 관심을 실감하냐는 물음에 손석구는 “‘나의 해방일지’ 이후에 1년 반 정도 카메라 앞에 서지 않은 날이 오히려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 걸 보면 전성기가 맞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손석구는 최근 연극 ‘나무 위의 군대’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이유에 대해 손석구는 “사실은 그 훨씬 전부터 연극을 계속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다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나무 위의 군대’라는 공연의 대본을 봤을 때 이거는 내가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 때가 잘 맞았던 것 같다. 제가 생각할 때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더 빨리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손석구는 “신념과 믿음에 대해 고찰하는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서는 나의 믿음이나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안 그런 부분도 사실은 있지 않나. 우리가 가끔은 의심해봐야 될 부분들도 있다. 그런 부분을 건드리는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손석구는 극 중 신병 역을 맡았다. 손석구는 “저는 어떤 현상을 봤을 때 그것에 대해서 먼저 의심하고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저만의 해석을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다. 신병 같은 경우 자기가 응당 이렇게 믿어야 한다는 어떤 신념을 질문하지 않고 그걸 자기의 모토로 삼아서 앞으로 직진하는 사람이다. 저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실제 극 중에 나이도 아마 10대 후반 20대 초반 훨씬 이런 나이대다. 저는 마흔이 다 됐으니까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으면서도 너무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달 가까이 원캐스트로 한 건 자신의 출연 의지였냐는 물음에 손석구는 “그걸 고집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답했다. 그는 “첫 번째로는 저는 이렇게 연기를 할 때 같은 대사, 같은 지문, 같은 동선을 반복적으로 할 때 그게 무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우로서 좀 자유로워지는 걸 느낀다. 공연을 매일 밤 하면서 달라지는 제 연기를 스스로가 먼저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가 사실은 제일 큰 이유다. 그러니까 극장을 딱 오셨을 때 신병이 손석구고 손석구가 신병인 오로지 그 세상에 확 들어올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오늘은 이 배우가 이 역할을 하는구나’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신병인”이라고 전했다.
손석구는 최근 ‘가짜 연기’ 발언으로 선배 배우 남명렬에게 ‘오만하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벌써 한 십여 년 전에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면서 간혹 저는 한 가지의 정형화된 정답에 가까운 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게 진짜 그랬느냐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에 저의 옹졸함과 저의 고집 때문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제 그런 걸 계기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도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한다. 내가 이 작품에 나의 색깔을 이렇게 넣었을 때는 어떤 그림이 나올까 이런 설렘이 제가 작품을 선택하게 하는 되게 큰 요소 중에 하나다. 너무 하나만의 예시, 그리고 제가 평소에 배우 친구들하고 막 얘기할 때 쉽게 쉽게 내뱉는 좀 미숙한 언어. ‘야 너 왜 이렇게 가짜 연기를 하냐’ 이런 것들이 이렇게 섞여지면서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저는 문장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럴 만했고 반성했고 개인적으로 선배님께 손편지도 써서 사과했다. 선배님도 그걸 보시고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고 답장도 주셨고 연극도 보러 오실 거다”라고 전했다.
어떤 코멘트를 할지 궁금하다고 하자 손석구는 “저도 매우 궁금하다. 좋은 코멘트도 있을 수 있고 좀 부정적인 코멘트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저의 자양분이 되는 거다. 저희 공연은 아직도 한 달여가 남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서 저는 이제 또 발전할 수 있는 물을 뿌려주실 거다, 선배님이”라고 기대했다.
‘DP2’에서 손석구는 임지섭 대위 역을 시즌1에 이어 계속 맡았다. 손석구는 “책임감을 가지려고 변해가는 사람의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시즌1에서는 임지섭 대위라는 사람이 그거를 많이 회피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반대로 이제 그 책임감을 향해서 나아가는 모습이 좋은 드라마가 되지 않겠나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 사이에 손석구의 별명은 ‘연구원’이라고 한다. 연기할 때 캐릭터 대본 연구를 너무 많이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는 것. ‘카지노’ 촬영 때 최민식조차 “대본 놓고 일단 놀아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해졌다. 손석구는 “저는 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대본 보고 현장에서 연기하고 사람들하고 회의하고 이런 거를 재미있어 한다. 사실 저한테는 그게 놀이다. 이 작품에 내가 예를 들어서 수치적으로 따지자면 한 50만큼의 노력을 들였다면 내가 그 이상의 노력을 60, 70을 안 하면 뭔가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는 이것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여겨진다. 내가 노력하는 시간 그런 양을 높여야지 스스로가 또 만족이 된다”고 말했다. 자신을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냐고 묻자 “맞다. 그런데 그 채찍질이 이렇게 막 괴롭지는 않아요. 그랬으면 안 했을 거다”고 답했다.
평소 연기 모토가 리얼리티냐는 물음에 손석구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제가 갖고 있는 소신이랄까 그런 게 하나 있다면 저는 저를 하려고 한다. 평소 가진 습관이나 이런 말투나 이런 것을 숨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것을 더 드러냈을 때 그게 리얼리티가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너 정말 이번에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아 보였다’보다 ‘그냥 너 같았다’가 저에겐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이라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