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정현태 기자] “촬영할 때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때려도 될까요?’ 이러시더라고요.”
지난 20일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연출 김윤철/극본 주영하/기획 KT스튜디오지니/제작 HB엔터테인먼트)이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진서연은 극중 연하 남편과 아들, 철없는 세 명의 남동생들까지 책임져야 할 사람들만 많기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외로움과 홀로 싸우는 송정아 캐릭터로 호연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TV리포트와 만난 진서연은 “찍은 거는 되게 오래 찍은 거 같다. 11월 말인가 12월부터 7월까지 찍었다. 방송이 후다닥 지나가가지고 좀 억울한 감이 있다. 찍을 때는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들었는데 되게 아쉽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진서연은 “스릴러를 정말 해보고 싶어는 했다. 이렇게 엄마들, 인플루언서들 나오는 스릴러는 사실 상상치 못했다. 세기만 한 드라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대본을 까보니 세기만 한 드라마로 치기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신들이 많아서 되게 재밌었다”라고 밝혔다.
진서연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주변 분들이 ‘이번에도 또 악역이야?’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여기서 유일한 악역이 아니다. 다들 뭔가 문제가 하나씩 있다. 집안에 문제가 있든 잘못을 하든”이라며 “송정아라는 캐릭터는 이 자체만으로는 잘못을 한 게 하나도 없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거의 투쟁과 같이 되게 열심히 사는 워킹맘이지 않나”라고 했다.
진서연은 극중 마약 및 갑질을 한 동생을 때리는 장면에 대해 “제 상황에서는 눈 뒤집혀서 정말 죽기 일보 직전까지 팰 거 같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대신해 키워왔고, 배신감과 화가 복합적으로 돼서. 가녀린 여자, 엄마나 누나가 때리는 정도로 끝날 수 있지만 이거는 그렇게 가면 안 될 것 같은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 신 찍을 때는 액션 영화 찍는 것처럼 했다”라며 “저 그거 찍고 몸살이 와 3일 정도 앓아누웠다”라고 털어놨다.
‘행복배틀’은 오유진(박효주 분)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계속 유발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진서연은 “대본이 1부부터 16부까지 다 나와있는 상태였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감독님이 처음에 가르쳐 주지 않으셨다. 대본 보면 알 수야 있겠지만 이번 드라마는 제 서사만 읽었다. 그래서 남의 서사를 모르는 상태에서 찍었다. 궁금해도 안 물어봤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서연은 드라마를 향한 주변 반응에 대해 “제가 제주도로 이사 간 지 얼마 안 됐다. 아줌마들이 점점 더 저에게 되게 호의적으로 아는 척해 주시고 범인 누구냐고 물어봐 주시고. 동네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라며 “제가 막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고, 타운하우스 아줌마들이 열광을 하고 되게 재밌어하시더라”라고 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정현태 기자 hyeontaej@tvreport.co.kr / 사진=앤드마크, ENA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