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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선 넘나드는 K팝 트럭시위, 팬덤인가 갑질인가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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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의 불쏘시개》

연예계 전반의 이슈에 대해 파헤쳐 봅니다. 논란과 이슈의 원인은 무엇인지, 엔터 업계의 목소리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부 K팝 팬들이 엔터사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트럭 시위를 선택하고 있다. K팝 팬들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콘텐츠 생산자인 엔터사들에게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다.

트럭 시위에는 여러 부작용이 있다.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과하게 대변된다는 점, 팬들과 엔터사 사이에 부정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점 나아가 엔터사의 사업 방향성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팬덤과 엔터사의 발전적인 소통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아이브 장원영의 팬덤이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아티스트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다. 해당 시위는 약 8시간 동안 진행됐다.

트럭에는 “2021년도부터 계속되는 방관 많이도 참아줬다 더는 못 참는다”, “사이버 렉카 악성 루머 및 악플 스타쉽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말라”, “부상 영상 삭제는 스타쉽의 요청인가? 신뢰를 저버리는 기만 행동 STOP”, “고소 공지 하나 없지만 스타쉽 욕은 즉각 삭제 누굴 위한 매니지먼트인가”, “앞길 막는 스타쉽 아티스트에게 걸맞은 지원 및 행동으로 보답하라” 등의 문구가 담겼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여러 차례 팬덤의 트럭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소녀시대 태연의 팬덤은 입장문을 통해 ‘아티스트의 인기에 걸맞은 해외 콘서트 장소를 대관하고 콘텐츠 제작 횟수를 늘려줄 것, 악플 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해줄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성동구 SM 엔터 본사 앞에서 이달 초까지 트럭 시위를 펼쳤다.

앞서 5월에는 샤이니 팬덤이 팬 미팅 장소의 불만을 품고 트럭 시위를 진행했고, 가수 아이유 팬덤은 루머 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해줄 것을 촉구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트레이키즈 팬덤 역시 아티스트의 국내 활동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트럭 시위는 팬덤이 직접적으로 엔터사에게 주장을 펼치는 수단이 됐다. 트럭 시위의 시초는 게임 업계였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시위가 어려워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이 됐다.

팬덤의 비판에 대해 업계에서는 납득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엔터 업계 특성상 즉각적인 정보 공개에 대한 부담은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티스트를 위해 트럭 시위를 벌이는 팬덤의 마음은 이해하고 있다”라며 “엔터사 입장에서 마냥 팬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의 요청이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묵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티스트 악플 고소 건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꾸준하면서도 지속해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 사건의 전반적 내용을 알리기 어려운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트럭을 하루 빌리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40~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팬덤에게 아티스트 권익 증대를 위한 비용 지불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하지만 무분별한 트럭 시위는 K팝 문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크다.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과 욕심에 의해 엔터사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매니지먼트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엔터사를 향한 팬덤의 정당한 요구와 적절한 방식, 또 팬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주는 엔터사의 태도가 K팝 문화를 성장시킬 열쇠다. 팬심이 과하면 갑질이 될 수 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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