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 ‘연극 무대 가짜 연기 발언’에 거침없는 비판을 쏟은 배우 남명렬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59년생인 남명렬은 데뷔 31년 차 중견 배우다. 대전 출신인 그는 충남대 임학과(현 산림환경자연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좀 하다가 1991년 연극 ‘사람의 아들’에 출연하며 전업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서울로 올라와 연극 ‘불의 가면’ 무대에 서면서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이후 남명렬은 다수 연극 무대에 오르며 탄탄한 연기력을 다졌다. 그는 수많은 드라마, 영화에도 출연하며 얼굴을 널리 알렸다. 대중에게 그는 이름은 잘 모르지만 얼굴은 너무 나도 익숙한 배우로 각인됐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드라마 ‘가화만사성’ ‘검은태양’ ‘리멤버 – 아들의 전쟁’ ‘닥터로이어’ ‘닥터 이방인’ ‘동네변호사 조들호’ ‘블러드’ ‘미생’ ‘용팔이’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태종 이방원 ‘순정에 반하다’ ‘커피프린스 1호점’ ‘블랙의 신부’ ‘퀸메이커’ ‘행복배틀’ ‘슬기로운 의사생활’ ‘닥터 차정숙’ 등이 있다.
특히 그는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손꼽히는 ‘미생’에서 어린 시절 장그래(임시완)에게 바둑과 인생을 가르쳐준 사범 역할로 등장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또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는 서인호(김병철) 엄마 곽애심(박준금)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접근한 남자친구 박교수 역을 맡아 감초 연기를 보여줬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양석형(김대명) 아버지 역으로 출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극에서 남명렬이 맡은 역할 양태양 회장은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새 살림을 차렸지만 죽기 전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남기는 반전 인물로 그려졌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남명렬은 ‘쉬리’ ‘내 아내의 모든 것’ ‘더 킹’ ‘공기살인’ ‘장수상회’ ‘비상선언’ 등 영화에도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남명렬은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 중이다. ‘라스트 세션’은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다. ‘라스트 세션’에서 남명렬은 원로 배우 신구와 번갈아가며 ‘프로이트 박사’ 역을 연기한다. 첫 시즌 이후 재연으로 돌아온 남명렬은 노련한 연기와 유머로 객석을 매료시켰다.
앞서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대본에서는)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무대에서는 속삭이는 연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가짜 연기를 시키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연극을 그만두고 영화, 드라마 매체로 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시 무대로 돌아오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향해 남명렬은 비판을 쏟았다. 그는 14일 페이스북에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 부자가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며 손석구 발언을 콕 집어 지적했다.
그는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이기를”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며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 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을 더하기도 했다.
이후 일부 네티즌이 남명렬에게 비난을 쏟자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직접 게시물 하나를 올려 대응했다. 남명렬은 “몇몇이, 시대를 못 타는 늙은이 말이라고 타박은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야. 이 친구들아!”라며 당당히 소신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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