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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노비츠키’라는 7년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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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ANA
/사진=BANA

지난 3일 발매된 빈지노의 정규 2집 ‘NOWITZKI'(노비츠키)의 앨범 커버에는 빈지노의 아내 스테파니 미초바의 사진이 담겨있다.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롭게 촬영한 것이 아니라 2005년 당시 14살이던 미초바의 과거 사진을 그대로 별다른 보정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 일반반과는 다른 디자인이 적용된 한정반에도 성인이 된 미초바의 사진이 담겨있다. 앨범 커버에 누군가의 사진이 담겨있는 것 자체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아내를, 그것도 특별한 보정 없이 앨범 전면에 넣은 것은 빈지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빈지노는 앨범 발매 이후 공개된 콘텐츠를 통해 당초 이번 앨범 타이틀이 ‘노비츠키’가 아닌 ‘스테파니’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테파니’라는 타이틀로 앨범이 나왔을 때, 앨범의 부정적 평가와 스테파니의 이름이 엮이는 것을 우려한 빈지노가 결국 노비츠키로 앨범 타이틀을 교체한 것이다. 빈지노가 앨범 타이틀을 ‘스테파니’로 고려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노비츠키’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미초바의 얼굴이 다르게 보인다.

/사진=BANA
/사진=BANA

빈지노는 이번 앨범에 대해 ‘2017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그동안 빈지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적어놓은 일기장 같은 앨범이다. 빈지노의 말처럼 ‘노비츠키’에는 앨범을 관통하는 큰 주제가 없다. 대신, 아티스트 빈지노와 인간 임성빈이 지난 시간 겪어온 삶의 편린들이 담겨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단연 미초바와 관련된 이야기 들이다. 같은 침대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동호대교를 함께 걸었던 첫 데이트, 미초바가 만들어주는 김치찌개 처럼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다.

물론 미초바가 아닌 다른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아티스트로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음악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 반려견에 대한 추억, 친구들과 함께 시작해 지금 가장 힙한 브랜드로 떠오른 사업에 대한 이야기, 군필자로서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군시절에 대한 회상 등 트랙 하나하나에서 빈지노가 지난 공백기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녹여낸 ‘노비츠키’에는 18트랙이 담겨있으며 총 러닝타임은 1시간에 가깝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순간도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거창한 주제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에 듣기에 큰 부담이 가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깊은 메시지나 철학적인 질문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 트랙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본디 일기장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기록이다. 이번 앨범 역시 일기장처럼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들이 아니라 빈지노의 지난 세월을 담아낸 기록물이라는 관점으로 감상해야 한다.

/사진=BANA
/사진=BANA

누군가는 이러한 빈지노를 보고 변했다고 할 수 있지만, 돌아보면 빈지노는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다만, 빈지노를 둘러싼 상황과 환경이 변했을 뿐이다. 2012년 빈지노의 첫 EP ’24: 26’이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던 건 20대 초중반의 청년 임성빈의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4년 뒤 발매된 정규 1집 ’12’는 성공한 아티스트로서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됐다.

2016년 발매된 ’12’ 이후 7년이라는 세월은 빈지노 주변의 많은 것들을 바꿔냈고, 그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노비츠키’에 녹아낸 것이다. 미초바에 대한 트랙들이 많은 이유 역시 빈지노에게 가장 큰 변화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앨범의 타이틀을 스테파니로 고려하고 앨범 커버에 과거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박아넣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앨범을 들은 뒤 ‘노비츠키’의 커버를 다시 보면 앨범을 듣기 전과는 또 다른 감정이 느껴진다.

빈지노의 다음 앨범이 언제, 어떤 음악으로 나올지는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건, 대중들은 그때 또 다시 빈지노의 일기장을 훔쳐볼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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