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차혜미 기자] K팝스타의 공연을 앞두고 숙박비가 폭등했다.
오는 8일 강원도 원주에서 가수 싸이의 ‘흠뻑쇼 SUMMER SWAG 2023’가 개최된다. 사전 예매를 통해 2만 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는 행사인 만큼 각 기관들이 비상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싸이 흠뻑쇼가 열리는 공연장 일대 숙박 업소 예약이 이미 끝났거나, 남아있는 물량도 기존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숙박 어플에서 찾아본 결과 공연이 열리는 원주 종합 운동장 근처 호텔 및 모텔 등의 숙소 요금이 다른 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A호텔의 평일 요금은 4만 5000원이지만 공연 당일인 8일에는 16만 5000원에 달했다. 흠뻑쇼가 끝난 뒤인 다음 주 토요일에는 8만원으로 안내 되고 있다.
모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모텔의 평일 숙박 요금은 4만원이지만 흠뻑쇼 당일에는 13만 3000원까지 올랐다. 같은 달 주말 요금이 5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요금이 올랐다.
숙박 요금이 평소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까지 오른 상황에 원주시는 숙박 업소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나섰다. 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안전한 숙박 환경과 공정한 숙박 시장 조성을 위해 숙박 업소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도한 숙박 요금 인상 자제 등 숙박 업소를 대상으로 계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전북 익산 지역에서도 흠뻑쇼로 인한 숙박비 급등이 있었다.
지난달 23일 숙박 업계에 따르면 흠뻑쇼 공연 당일인 8월 5일 전후로 익산 지역 내 숙박 업소 요금은 일제히 2~3배 인상됐다. 평일 2인실 기준 1박에 3만~8만원이었던 숙박 요금은 8월 5일 기준 12만~18만원으로 치솟았다. 요금 인상 이전에 예약을 했던 고객에게 취소 통보를 하는 사례도 전해졌다.
흠뻑쇼 뿐아니라 최근 유명 가수 공연이나 지역 축제가 열릴 때마다 숙박료와 음식 값을 둘러싼 바가지 요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에서도 한차례 숙박비 폭등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가 열렸다.
당시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던 BTS가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시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숙박비 폭등이었다.
당초 콘서트 장소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일광 특설 무대였는데, 공연 계획을 발표한 이후 부산 일대 숙박료가 급등했다. 평소 10만 원 안팎이던 하루 숙박료가 40만 원 대 후반까지 치솟는가 하면, 평소 6만 원대던 숙박료는 61만 5000원까지 10배 넘게 올랐다. 심지어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가격을 30배나 올려 새로 예약 받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후 공연장의 안전상 문제로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장소가 변경됐지만 숙박비 논란은 계속됐다. 부산시는 당시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불공정 상행위는 엄단 방침을 세우고 관계 기관과 지도 점검, 계도에 나설 것”이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지만, 바가지 요금은 수그러 들지 않았다.
숙소 바가지 요금에 지역은 물론 공연 당사자까지 이미지를 먹칠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나, 이를 법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숙박 요금은 정가제가 아니라 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고, 요금의 합당성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할 지자체는 큰 공연이나 축제가 있을 때마다 숙박 업소를 점검하지만 지도에 그칠 뿐이다.
한편, 싸이의 여름 콘서트인 ‘흠뻑쇼 SUMMER SWAG 2023’은 지난 1, 2일 서울을 시작으로 8일 원주, 15일 여수, 22~23일 수원, 29일 충남 보령, 8월 5일 전북 익산, 12일 인천, 19~20일 대구, 26~27일 부산에서 전국 투어가 이어진다.
차혜미 기자 chm@tvreport.co.kr / 사진=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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