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 정부가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해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이 반영된 장면이 나온다는 이유로 상영을 금지했다.
4일 AFP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영화국은 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바비를 극장 상영 목록에서 삭제했다.
바비는 인형의 나라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간 바비(마고 로비 분)와 그의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비 끼엔 타인 국장은 “영화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오는 장면이 있어 심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이 같은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베트남은 정부 입장이나 국가 이익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영화에 대해서는 상영 금지 처분 등을 내려왔다.
앞서 지난해 3월 12일에도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 톰 홀랜드 주연의 영화 ‘언차티드’의 현지 상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
중국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구단선이 등장한다는 게 이유였다.
앞서 2019년 10월에는 구단선이 그려진 장면이 나오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도 상영이 중단된 바 있다.
bumsoo@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