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
“아빠, 남편이 된다는 건 일자리를 잃는다는 뜻이기도…”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잘나가는 톱스타 송중기(37)가 뜨거운 화제의 중심에 또다시 올라섰다. 중국 매체 시나연예와 가진 인터뷰에서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위기에 대한 발언이 문제시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경력 단절’은 대부분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여자스타들이 겪는 고충으로 여겨지는데 현재 가장 잘 나가는 남자스타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많은 연예 관계자들은 해당 인터뷰 관련 기사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도대체 송중기는 왜 그럴까. 그는 정말 ‘경력 단절’을 느낄만한 위기에 놓인 걸까.
우선 중국 매체 시나연예와 진행한 논란의 인터뷰를 살펴보자. 그는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의 득남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매체는 송중기에게 “출연작이 칸영화제에 초청되고 곧 아이도 출산한다. 중국에선 ‘일과 가정이 두 배의 수확’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의미로 이에 관한 소감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송중기는 돌연 맥락에서 벗어나 ‘경력 단절’ 뉘앙스의 답변을 했다. 그는 “Sometimes, being a father, being a husband, means lost a job in this showing business. Being a father, having a baby, and marriage with a woman in this business sometimes looks like losing my job more and more. But I’m not afraid about this. I don’t care. For me, family is always much important than work. But I love my job, and then I’ll do my effort always for myself and for my family. I can be a good actor, and then I can be a human as a father, and as a husband, and as a son on my parents. So I can do it like both”라고 영어로 답했다.
해석하자면 이렇다. 송중기는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아빠가 된다는 것, 남편이 된다는 것이 때로는 일자리를 잃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빠가 되는 것, 아이를 갖는 것,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이 업계에서는 갈수록 일자리를 잃는 것처럼 보여진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근데 전 두렵지 않다. 신경 쓰지 않는다. 저에겐 가족이 항상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저는 제 직업을 사랑하고 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노력할 거다. 저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나의 부모님의 아들로서 좋은 인간도 될 수 있다. 그렇게 다 될 수 있다”라고 마치 현재 경력 단절 위기에 놓인 것처럼 대단한 각오까지 다졌다.
하지만 송중기의 이 같은 발언이 오랫동안 논란인 건 그가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 또한 현재 업계에서 남자스타가 결혼후 커리어에 위기를 맞는다는 그의 주장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한몫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민감한 이슈를 경솔하게 언급해 “‘경력 단절’을 도둑맞았다”는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송중기는 ‘경력 단절’을 걱정한 해당 인터뷰에서 “내 몸값은 비싸다”라는 모순된 언행을 보여 화를 더했다. 그는 칸영화제 초청작 ‘화란’의 노 개런티 출연에 대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노 개런티를 언급하는 것도 부끄럽다. 나는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나에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가족의 폭력, 사회의 약자를 다루는 가치가 있는 이 영화를 완벽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완벽했지만 내가 투자자라면 투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업적인 영화가 아니니까. 신인 감독과 저예산 영화, 거기에 내 출연료가 더해지면 만들어질 수 없을 거라는 계산이 나오더라. 내 출연료가 굉장히 비싸다. 그래서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많은 예산은 이 영화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송중기는 칸영화제 기간 진행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이미 작품 흥행, 성공을 많이 해봤다. 내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도 해보고 싶었다. 흥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다 보면 되려 지쳐서 결과물이 나빠질 수 있다”라는 여유를 드러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송중기의 최근 활동을 훑어봐도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그는 이혼 후에도 ‘빈센조’를 히트시켰으며, 작년 말 ‘재벌집 막내아들’로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올해 5월엔 영화 ‘화란’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에 첫 진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 ‘보고타'(감독 김성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 등 블록버스터 스케일의 대작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이미지에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광고계에서도 변함없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송중기의 이혼, 재혼, 출산이 영향을 끼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송중기는 아빠가 된 뒤에도 대기업 인스턴트커피 음료 광고 모델을 따냈다. 해당 업체는 이달 14일 “송중기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다채로운 이미지가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브랜드 특성과 부합한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송중기는 업계 1위 침구 브랜드의 모델로도 활약 중이며, 올해 화장품 브랜드와 모델 재계약도 체결했다. 이 화장품 브랜드는 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한 뒤 작년 상반기 매출 12% 상승, 첫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면세점 매출도 작년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130% 급증, ‘송중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송중기가 국내외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대중성과 특유의 건강하고 신뢰감을 주는 깨끗한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 대중화에 기여했다”라고 재계약 이유를 전했다.
/사진=송중기 인스타그램 |
더불어 송중기는 최근 세계적 명품 브랜드 L사의 앰배서더로 발탁, 방탄소년단 제이홉, 배우 정호연, 뉴진스 혜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 파워를 자랑했다. L사는 “송중기가 ‘승리호’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으로 연기력과 비주얼 모두 대체불가한 배우임을 입증했다. ‘화란’으로 칸에 첫 진출했고, 끝 모르는 활약으로 글로벌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배우로서 끊임없이 새 모험과 시도를 이어나가는 송중기와 함께 새로운 여정을 나아갈 계획”이라고 송중기의 활약상을 높이 샀다.
앞서 1월 방송된 KBS 2TV ‘연중 플러스’에 따르면 송중기 광고 출연료는 국내 1년 기준 10억 원, 중국 2년 기준 약 35억 원이다. 게다가 송중기는 부동산 재산만 500억 원에 이르는 재력가다.
스스로 “내 출연료 비싸다”라고 자랑할 만큼 몸값도 어마어마하게 뛰었다. 2월 tvN ‘프리한 닥터’에 따르면 송중기는 ‘빈센조’ 출연 당시 회당 2억 원 정도를 받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회당 3억 원 플러스알파(+α)였다. 몸값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지난 2년간 수익은 약 92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경력 단절’을 걱정할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송중기. 결국 실언을 한 모양새가 되어 배우로서 고민 없는 자세에 대한 쓴소리만 듣게 됐다. 무엇보다 공인으로서 영향력을 간과하고 경력 단절로 생계를 위협받는 이들에게 박탈감을 안기며 실망감을 자아냈다.
네티즌들은 “그래서 송중기가 무슨 커리어를 잃었나?”, “남자도 물론 경력 단절을 논할 수 있지만 이미 경제적 성공을 이룬 남자 배우가 할 소리냐. 배부른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 “꽃미남 캐릭터로 흥했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인기가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결혼하고 애 때문이라는 건 실망스럽다. 본인이 배우로서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고민보다는 문제 원인을 결혼과 출산 탓으로 돌리는 것 같아서 황당하다”, “출연료 회당 3억 원을 받고 뭔 소리? 연기 못하고 출연료만 많이 달라고 하면 단절될 거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
그의 발언은 대중에게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송중기는 톱스타다. 영화 ‘화란’ 출연만 봐도 본인이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선택’하는 위치에 있다. 그는 여전히 슈퍼 스타인데 대체 어떤 지점에서 무엇을 느꼈기에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오히려 궁금하다. 정말로 업계에서도 다들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보통 주연급 배우를 캐스팅할 때도 결혼, 출산 유무가 아닌 연기력이나 작품 성과, 인지도 등 지표로 나타나는 스타 파워를 따져 묻는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게 그 배역과 배우의 이미지가 부합하는지를 확인한다. 활동 외적인 부분에서 고려하는 게 있다면 결혼과 출산 등 사생활이 아니라 사회적 물의에 관한 이슈일 거다. 이건 송중기와 비슷한 톱 위치의 3040세대 다른 유부남 배우들이 다작하는 것만 봐도 증명된 사실이지 않나. 이들이 그 나이 또래 배우들이 일이 떨어진다면 송중기가 말한 남편, 아빠라서가 아니라 작품 선택을 잘못해 시들해졌거나 연기력이 떨어지거나 사건사고에 휘말려서일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배우라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몸의 변화로 물리적 시간이 필요, 불가피한 휴식기에 경력 단절이 우려될 수도 있겠지만 송중기는 해당 사항이 없지 않나”라고 꼬집으며 “현 상황의 송중기라는 톱배우를 놓고 본다면 캐스팅 조건에 모두 성립된다. 전작의 흥행으로 화제성과 신뢰감을 고루 갖추고 있고 사회적인 논란도 없어 이미지가 깨끗하다. 송중기 같은 톱스타가 작품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싫어할 제작사가 과연 있을까 싶다”라고 의문을 품었다.
과거엔 이미지로 먹고 사는 미남 스타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팬덤이 다소 줄어드는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엔 본인이 실력만 있다면 더 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오히려 결혼 후 더욱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에 대한 강렬한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던 송중기의 의도는 알겠지만 여러 이유로 진짜 ‘경력단절’을 겪는 동료배우들을 생각한다면 경솔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최전성기를 달리는 톱스타로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공인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다시 뒤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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