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1시 5분경 원로배우 박규채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고인은 최근까지 폐렴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938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7년 연극배우로 데뷔, 이듬해에는 고려대학교 농학과에 입학했으나 후에 중퇴했다. 1961년에는 문화방송 라디오 성우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1979년 MBC 드라마 ‘안국동 아씨’를 시작으로 ‘제1공화국’, ‘조선왕조 오백년:뿌리깊은 나무’, ‘야망의 25시’,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故 박규채가 연예인 최초로 한 일도 있다. 그는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후보(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오늘날과 같은 여건 하에서 방송 분야 종사자가 야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나서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역사의 순리임을 실증하는 한 사람이 되고자 하여서입니다.”
이로 인해 고인은 한동안 방송에서 퇴출당했다가 언론의 반발로 복귀됐다. 또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1년간 재임했으며, 지난 2015년 11월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때 장례위원회 일원으로 선정됐다.
고인의 유족은 중앙일보에 그에 대해 “평생 연기에 진심이었던 분”이라며 “연기의 길을 걸어온 선후배를 말년까지 챙기셨다”고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안산 단원병원 장례문화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오는 3일이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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