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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더위 시원하게 가른 물줄기…2023 싸이 ‘흠뻑쇼’

연합뉴스 조회수  

3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서 개막…한 달간 9개 도시 투어

화사, 무대서 전속계약 퍼포먼스도…3만 3천 관객 열광

지난해 싸이 '흠뻑쇼' 찾은 구름 관중
지난해 싸이 ‘흠뻑쇼’ 찾은 구름 관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준비하시고, 쏘세요~!”

‘공연의 신’ 싸이의 노래에 맞춰 2023년 ‘흠뻑쇼’의 첫 물줄기가 잠실 하늘을 시원하게 갈랐다.

종일 몸을 끈덕지게 감싸던 무더위도 같이 날아가고, 순식간에 한 몸이 된 3만3천명의 관객도 하늘로 뛰어올랐다.

관객의 온몸을 흠뻑 적시는 시원한 물줄기와 싸이의 히트곡 무대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싸이 흠뻑쇼 2023-서머 스웨그’의 첫 무대가 지난 달 3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습도 70%를 넘나드는 후덥지근한 공기에 종일 시달렸던 관객들은 머리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사정없이 뿌려대자 기다렸다는 듯이 온몸을 적시며 춤을 췄다.

첫 곡인 ‘댓댓'(That That)과 함께 무대 아래에서 점프해 등장한 싸이는 ‘예술이야’까지 연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주경기장을 가득 채운 파란 물결을 본 싸이는 “아, 가수 하기 정말 잘했다”고 외쳤고 “공연 중 에너지가 열악한 객석 구역엔 조명을 끄겠다”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감성적인 멜로디로 떼창을 저절로 부르게 하는 ‘어땠을까’부터 댄스곡 ‘흔들어주세요’, ‘대디'(Daddy)까지 세 곡을 연달아 내달린 싸이는 ‘공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가볍게 증명했다.

곡의 절정 때마다 솟아오르는 시원한 물줄기는 공연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눈을 뜨기 힘들만큼 거세게 쏟아지는 물줄기에 당황해하는 비명은 이내 곧 즐거운 함성으로 변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싸이는 “마스크 없이 ‘흠뻑쇼’가 열린 건 4년여 만에 처음”이라며 “여러분이 함성을 지를 때마다 지금 가슴이 저릿저릿하다”고 말했다.

싸이 흠뻑쇼 2022
싸이 흠뻑쇼 2022

[연합뉴스 자료사진]

매번 화려한 게스트 군단으로도 화제가 됐던 ‘흠뻑쇼’의 이번 공연에는 래퍼 제시와 화사가 게스트로 나섰다.

특히 화사는 무대 위에서 싸이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피네이션과 전속계약을 맺는 깜짝 이벤트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노래를 하던 중에 “중요한 계약 건이 있어서 공연 중에 잠시 죄송하다”며 능청스럽게 운을 뗀 싸이의 앞에 책상과 계약서가 놓이자 객석에서는 이미 피네이션 영입설이 돌았던 화사의 이름이 터져 나왔다.

예상대로 무대에 등장한 화사는 서류에 서명한 뒤 싸이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이어 히트곡 ‘마리아’ 무대를 선보였다.

화사는 “방금 피네이션 가수가 된 화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퍼포먼스가 아니라 실제로 지금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 검토가 오늘 다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화사는 ‘멍청이’와 그룹 마마무의 히트곡 메들리로 새로운 소속사에서의 첫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싸이는 “콘서트장 계약은 우리나라 최초가 아닌가 싶다”며 “화사가 멋진 가수가 될 수 있게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의 싸이 '흠뻑쇼'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의 싸이 ‘흠뻑쇼’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부터 ‘낙원’, ‘뉴페이스’, ‘아이 러브 잇'(I LUV IT) 등 싸이의 23년 경력을 빛내준 히트곡 무대에 관객은 목과 다리를 아끼지 않고 열렬한 떼창과 점프로 화답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이번 흠뻑쇼에는 물줄기 말고도 화려한 군무와 퍼포먼스 등 이전보다 더 풍성한 볼거리가 더해졌다.

‘간지’와 ‘새’ 무대에서 싸이는 3층짜리 계단형 무대에 오른 수십명 댄서의 군무와 LED 스크린을 활용한 화려한 무대 연출로 탄성을 자아냈다.

정식 공연 마지막 곡인 ‘연예인’에 이어진 앙코르 무대는 ‘앙코르 맛집’이라는 수식어답게 또 하나의 새로운 공연의 시작이었다.

거대한 디제이 부스 위에서 등장한 싸이는 룰라의 ‘3!4!’부터 엄정화 ‘포이즌’, DJ DOC ‘런투유’, 소찬휘 ‘티어스’, 이정현 ‘와’까지 90년대를 장식한 댄스 명곡부터 발라드, 록 메들리로 모든 세대를 하나로 만들었다.

밤 10시를 훌쩍 넘겨 이어진 공연 내내 싸이는 무대에서 행복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가수라는 내 직업이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여러분에게 행복한 날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게 내 직업의 자부심이자 행복”이라는 그의 진심 어린 인사에 관객들은 싸이의 본명인 박재상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이날 막을 올린 ‘2023 흠뻑쇼’는 일요일인 2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이어 원주, 여수, 수원, 보령, 익산, 인천, 대구, 부산 등 9개 도시에서 14회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wisefool@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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