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민 한국 가수 최초로 ‘분노의 질주’ OST 참여
영화 홍보 효과·K팝 스타 이미지에도 도움…윈윈 전략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K팝 가수들이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대한 팬덤 덕에 영화 홍보 효과가 큰 데다, 가수 입장에서도 글로벌 이미지를 굳힐 수 있어 ‘윈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부른 ‘바비 드림스'(Barbie Dreams)는 다음 달 19일 개봉하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신작 ‘바비’에 삽입된다.
이들은 K팝 가수로는 유일하게 OST 참여 아티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아 리파, 니키 미나즈, 리조, 하임, 더 키드 라로이, 칼리드, 찰리 XCX 등 빌보드 차트를 통째로 옮긴 듯한 이 명단은 공개 때부터 음악·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미국 톱스타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하고 ‘레이디 버드'(2018), ‘작은 아씨들'(2020)을 연출한 거윅 감독의 신작에 나오는 노래라 기대감은 더 크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히트곡 ‘큐피드'(CUPID)로 영미권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K팝 걸그룹 최장 ‘차트인’ 기록을 경신 중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은 지난 달 나온 액션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OST에 참여했다. 한국 가수가 할리우드 대표 시리즈인 ‘분노의 질주’에서 OST를 부른 것은 첫 사례다.
지민이 소화한 노래는 미국 아티스트 코닥 블랙, NLE 초파 등과 협업한 힙합 장르의 메인 테마곡 ‘앤젤 파트 1’이다.
앨범으로도 발매된 이 곡은 이후 빌보드 각종 세부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걸그룹 뉴진스의 다니엘은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 더빙판에서 주인공 에리얼을 연기하고 ‘저곳으로’ 등 OST도 소화했다.
영어판은 아니지만, 다니엘이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하고 노래를 부른 것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 전문 성우가 아닌 다니엘을 캐스팅한 것은 흥행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할리우드가 K팝 가수들과 맞손을 잡는 배경에는 전 세계에 뻗어 있는 거대한 K팝 팬덤이 있다. 이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좋아하는 가수가 OST에 참여했다고 해서 곧장 영화 관람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관련 얘기를 하면 음악과 영화가 ‘세트’처럼 동시에 회자된다”며 “제작사나 배급사 입장에서는 팬덤이 알아서 예비 관객에게 홍보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민이 출연한 ‘엔젤 파트 1’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2천600만 회 조회됐고, 지민이 부른 노래가 ‘분노의 질주’에 나온다는 소식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잇따라 리트윗됐다. 다니엘의 ‘저곳으로’도 유튜브 조회수 1천100만회를 기록했다.
북미는 물론 세계 관객에게 선보여지는 할리우드 영화의 삽입곡을 부르는 것은 K팝 가수의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할리우드와 협업하는 것 자체가 그 가수가 글로벌 스타라는 방증”이라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K팝 그룹들의 영화 음악 참여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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