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사 전설’ 박미옥 “강간 피해자, 입 속에 증거 물고 2시간 버텨”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형사 출신 박미옥이 기억에 남는 사건을 소개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형사이자 최초의 여성 강력계 반장인 박미옥이 출연했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박미옥은 기억에 남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미옥은 “사실 형사는 피해자 믿고 일한다. 피해자가 흔들리면 제일 힘들다. 정말 어려운 사건도 피해자가 단단하면 할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이 생긴다”며 과거 한 사건을 떠올렸다.

박미옥은 “오후 4시,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아파트에서 정류장으로 나온 여대생이 칼을 든 강간범을 만났다. 오후 4시, 대낮에”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성폭행당한 여대생이 증거물인 정액을 입에 물고 경찰서까지 2시간을 걸어왔다”며 “처음엔 (입을 향해 손짓하는 모습을 보고) ‘말을 못 하는 분인가?’ 했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계속 손짓하기에 ‘입에 뭔가 들어있나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 안에 무언가 있다는 걸 눈치챈 형사가 휴지를 가져다주자 피해자는 그제야 입 안에 있던 강간범의 정액을 뱉어냈다고.

박미옥은 “그 친구가 ‘뱉고 그냥 갈지, 신고를 할 것인가’ 고민했다더라. ‘뱉고 가면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까. 나에게 자신이 있을까’라며 2시간이나 그걸 물고 경찰서에 온 거다”라고 전했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다행히 범인은 금방 잡혔고, 박미옥은 피해자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렸다고.

그는 “그분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형사님 제가 옳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라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기도한다. 그 말을 했어도 다시 못 일어나는 피해자도 많다. 그 말만큼이나 당신이 옳았다는 자부심으로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