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웹드라마의 여신이 이제 OTT 여신이 됐다. 유튜브 천만뷰의 주인공 배우 장여빈이 티빙 오리지널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으로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장여빈은 치즈필름 ‘복수여신’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웹드라마계의 여신이라 불린 주인공이다. 이후 ‘개미가 타고 있어요’, ‘청춘월담’으로 정극 커리어를 쌓은 그는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 여주인공을 따내며 ‘청춘의 얼굴’이 됐다.
장여빈이 연기를 시작한 것은 우연한 호기심이었다. 작은 호감으로 시작한 일은 연기 공부를 접하며 진심이 됐다.
중학교 시절 드라마, 영화를 사랑하는 ‘콘텐츠광’이었다는 그는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일주일간 보는 드라마가 다 있을 정도였다. 보다 보니 너무 신기했다. 배우는 다른 사람의 인생도 동기화가 돼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연기라는 게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정도에 본격적으로 연기 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대학교 진학 후에 오히려 슬럼프가 왔다”라고 했다.
이어 “뭔가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싶었다. 고민도 많이 했지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장기간 배우라는 꿈을 꿨고, 배우만 보고 학교도 진학했지 않나. 다른 걸 하기엔 용기가 안 났는데 그렇다고 해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한 것도 아니니 아쉬움도 생겼다. 배우를 구하는 곳에 ‘뭐라도 하나 걸려라’라는 심정으로 프로필을 있는 족족 넣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연락이 온 곳이 치즈필름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치즈필름을 통해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고민을 하는 배우들을 만나 장여빈은 연기에 대한 더 큰 재미를 느꼈다. 성과도 함께였다. 천만뷰를 돌파하며 대성공을 거둔 ‘복수여신’ 외에도 ‘오랜 친구와 사귀었을 때’, ‘여사친을 업고 다른 여사친에게 고백했다’, ‘모범생에서 인기녀로 변한 이유’ 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건드리는 콘텐츠들이 공개 족족 화제를 모았다.
장여빈은 “배우 분들이 연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더라. 촬영 전날 만나서 대본에 대한 고민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들이 재밌었다. 생각해보니 장기적으로 제가 촬영을 한 적이 없었다. 영상물이 공개되고 다른 사람들이 보고 피드백을 주고 이런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해외 20대 여성 분들 시청층이 가장 크다고 하더라. SNS에 찾아와서 번역해서 ‘여신, 당신은?’ 이런 댓글을 달아주시는 게 감사하고 신기했다”라고 웃었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은 장여빈의 첫 주연작이다. 심지어 ‘엑소 세대’로 자란 장여빈이 TV에서 보던 ‘아이돌 그 자체’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한 세훈과 호흡을 맞춘 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일 터다.
장여빈은 “사실 인피니트 팬이었지만, 제가 ‘엑소 세대’로 자랐다. 친구들도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라며 “(세훈) 오빠랑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진짜 금방 친해졌다. 저희가 자주 대본도 맞춰보면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오빠가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큰 형님처럼 으샤으샤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라고 고마워했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에서 장여빈은 하라고등학교로 전학온 한소연을 연기했다. 한소연은 누구나 돌아볼 만큼 예쁜 외모를 지닌 전학생으로, 전교 1등을 다툴 만큼 공부도 잘하는 엘리트지만 남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생리 도벽’이라는 비밀을 가진 인물이다.
첫 주연작에 낙점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당시의 감격은 지금 상상해도 장여빈을 떨리게 한다.
그는 “대표님이 중요한 용건이 없으면 전화를 안 하신다. 그런데 부재중이 있어서 ‘오잉?’ 하고 전화를 드렸더니 ‘소연아, 너 소연이야’라고 하시더라”라고 그때를 떠올렸다.
이어 “제가 이 작품을 너무 하고 싶어서 ‘한소연입니다’하고 다녔는데 정말 캐스팅이 된 거다. ‘너 이제 소연이야’라고 하셔서 정말 감격했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더라. 저희끼리 반은 농담처럼 ‘안녕하세요, 한소연입니다’라고 했는데 제가 진짜로 한소연이 됐다는 사실에 꿈을 꾸는 것만 같더라. 첫 촬영 가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진짜? 한소연? 내가 진짜 촬영을 가?’ 싶었고, 대본리딩 전날은 너무 떨려서 잠도 못 잤다. 감독님이 ‘그동안 잘 해왔으니 잘 할 것’이라고 마음 편안해지는 메시지를 주셨다”라고 연출을 맡은 김진성 PD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도 길을 지나다가도 누구나 한 번 뒤를 돌아볼만한 여신 비주얼을 자랑하지만 소년처럼 털털한 성격을 가진 장여빈은 “한소연과 정말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갔을 때 부끄러운 얘기지만 소문이 났었다. 하지만 제가 입을 열고 복도를 뛰어다니는 순간, 저에 대한 모든 소문이 사라졌다”라며 “실제로 말이 없는 (한)소연이가 너무 답답했다. 감독님께 ‘소연이는 실어증인가요. 대체 언제 말을 하나요’라고 한 적도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까다로운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장여빈은 “열심히는 했지만 사람이 늘 완벽할 수는 없는지라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정말 후하게 주자면 88점이다”라고 자신에게 주는 점수를 매겼다.
이어 “촬영을 2개월 반 정도 했고, 사전 준비까지 합치면 4개월 정도 함께했다. 종방연을 했는데 너무 아쉽더라. 몇몇은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감독님이 ‘너무 고생했다’고 보듬어주셔서 뿌듯했다. 연기를 할 때 제 목소리랑 다르다고, 그런데 그 목소리가 소연이랑 참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웃었다.
배우는 늘 누군가에게 선택받는 직업일 수밖에 없다. 한때는 연기가 ‘길이 없는 숲속을 달리는 느낌’ 같았다는 장여빈은 “긍정적인 편이라 ‘내 할 일을 하다 보면 내 자리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달렸던 것 같은데 슬럼프를 겪다 보니 어려워졌다. 대학교 동기들끼리도 ‘길이 없는 숲속을 달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넘어지기도 하고, 달리긴 하지만 목적지도 없고, 길도 없으니 다들 힘들어서 나간 사람들도 많은 길”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이라는 작품도 잘 끝났고, 또다시 숲속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라는 좋은 테두리도 생겨서 소속감도 있고, 너무 좋은 필모그래피가 생겼다. 불안감과 조급함은 이제 없다.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제 자리를 기다리면 또 좋은 일들이 오겠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은 장여빈이 사랑하는 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소중한 기회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기를 할 수 있고, 소연이로 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도 좋았다. 저는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을 끝내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소연이로 살고, 이제 또 누가 제게 올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를 잘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했다.
한없이 여려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몸 쓰는 연기에 대한 로망도 확고하다. 장여빈은 “액션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 몸 쓰는 걸 좋아한다. 액션물이 있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라며 “체중 증량을 하라고 해도 할 수 있다”라고 ‘첫사랑의 아이콘’ 비주얼이 보여줄 강렬 변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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