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지막 작품 ‘운명의 다이얼’ 개봉 앞두고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액션이나 신체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연기는 지금도 재미있죠.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액션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경우엔 제가 하고 싶어도 못 하게 하더라고요. 배우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라는데, 그럴 때마다 전 너무 화가 나요.”
여든이 넘은 나이로 할리우드 액션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하 ‘운명의 다이얼’)에 출연한 배우 해리슨 포드(81)는 16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포드는 첫 작품인 ‘레이더스'(1981)로 시작한 시리즈의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 ‘인디’ 역을 맡았다.
그는 “액션은 관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조용히 앉아 이야기하는 장면만큼이나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장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명의 다이얼’에서 포드는 역동적인 액션 연기를 펼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다. 이 영화는 그의 나이를 애써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포드는 “나이가 든 걸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래야만 ‘인디아나 존스’ 프랜차이즈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운명의 다이얼’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전사(前事)라고 할 수 있는 1944년의 사건을 도입부에서 보여주고,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1969년으로 넘어간다. 인디는 흰머리의 노인이 돼 있다.
포드는 “(1969년은 1944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흑백과 선악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고, 달 착륙에서 보듯 과학이 진일보한 세상으로, 사람들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데 (고고학자로서) 과거에서 진실을 캐는 인디는 시대의 흐름에 안 맞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인디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모험에 나선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발명품이 있다. 일종의 타임머신인 이 유물을 손에 넣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운명의 다이얼’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이번에도 캐릭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물을 선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나이가 든다는 걸 회피하거나 극복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걸 회피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시간의 흐름이 인디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가족애의 코드를 담고 있다. 티격태격하던 가족이 힘든 모험의 끝에서 화해한다. 포드는 ‘운명의 다이얼’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운명의 다이얼’이) 액션 영화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족을 위한 오락 영화”라며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액션과 연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맨골드 감독은 “최근 액션 영화들을 보면 액션 자체에 집중하면서 폭력적인 요소도 많다”며 “아쉽게도 상상력의 측면에서는 과거보다 줄어든 면이 있지 않나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디아나 존스’는 액션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고 전반적인 스토리 텔링이나 감정을 함께 유지했다는 점에서 좀 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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