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영화에 담긴 n개의 화두 가운데 함께 나누고 싶은 재미를 선별했습니다. 영화관에 가기 전에 읽어도, 다녀온 뒤에 읽어도 상관 없습니다.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매번 다른 게 영화이야기니까요. (다만, 기사에 따라 스포가 포함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사심을 담아 고른 한 편의 영화 속 단 하나의 재미, 유일무비입니다.
할리 베일리가 그린 인어공주는 사랑스러움 자체였다. 원작 인어공주 에리얼의 발랄함을 그대로 옮겨왔고 개성과 참신함을 더해 새로운 인어공주를 탄생시켰다.
캐스팅부터 제작 과정까지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국내 개봉을 하루 앞두고 있다. 흑인 배우 캐스팅으로 원작을 훼손했다는 논란을 잠재울지 이목이 집중된다.
‘인어공주’는 인간들이 사는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 분)이 폭풍으로 조난 당한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 분)를 구하며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1989년 선보인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실사판 ‘인어공주’는 원작과 차별화된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크게 다르지 않다.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의 추억을 끄집어낼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하다. ‘인어공주’의 대표 OST인 ‘파트 오브 더 월드(Part of the World)’, ‘언더 더 씨(Under the Sea)’도 그대로 구현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다른 점을 꼽자면 ‘인어공주’의 주체성이다. 원작과 달리 에리얼은 왕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다. 자신의 판단에 기대어 선택하고,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구한다. 에리얼은 에릭 왕자를 만나기 위해 울슐라(멜리사 맥카시 분)와 목소리를 걸고 거래를 성사한다. 인간의 세상에 끼어들어선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보다 자신의 사랑이 중요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울슐라와 거래를 한 이유다.
에리얼의 주체성은 에릭 왕자와 아버지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 분)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빛난다. 자신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주저하지 않고 위기 속에 들어가 이들을 구해낸다.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끓었던 캐스팅 논란은 가볍게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데서 또 다른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실사판의 퀄리티다. 실사판 영화의 핵심인 CG 장면은 이질감이 느껴졌고, 허구의 존재 인어들의 분장은 허술했다.
에릭 왕자의 왕국은 흡사 1990년대 영화를 연상케 했다. 에리얼과 바닷속 인어들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극의 몰입감이 반감될 정도로 분장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또 원작과 다른 ‘인어공주’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극의 핵심을 이루는 대부분의 장면이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실사판 ‘인어공주’는 오는 24일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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