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연극, 뮤지컬부터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바쁘게 활동 중인 그는 피곤한 기색은커녕 행복한 얼굴이다. 배우라서 행복한 홍승안의 이야기.
배우 홍승안은 지난 4월 30일부터 한 달 넘게 뮤지컬 ‘행복한 왕자’ 무대에 올랐다. 세기의 이야기꾼 오스카 와일드가 1888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선의와 희생을 가르쳐준 왕자와 그것을 배운 제비가 거대한 사랑을 실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별한 점은 한 명의 배우가 오스카 와일드, 왕자, 제비 등 다양한 캐릭터를 전부 연기하는 1인극의 형태라는 것.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1인극 뮤지컬 무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그는 “1인극으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배우로서의 경험은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한 명의 배우가 단독으로 무대에 서서 여러 역할을 연기하는 특수한 장르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한껏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롯이 혼자 이끌어가는 무대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관객과의 교류도 더 특별하게 다가왔고, 무엇보다 연기자로서의 성장을 체감했다. 홍승안은 “무대 위에서의 고독함과 집중력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감정의 전환을 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매력적이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집중력을 높여가는 과정은 정말 흥미롭고, 더 나은 연기자로서 성장할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안 관객들과의 에너지 교류를 느낀다.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을 직접 느끼면서 작품의 매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 나눌 수 있어 나 역시 감사함과 감동을 느낀다. 관객과의 호흡, 소통이 나에게 자신감과 의욕을 주는 거 같기도 하다”면서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명확히 전달되고 공감을 이끌어내면 그 순간의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행복한 왕자’를 하면서 관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이 배우로서 얼마나 큰 자부심과 보람을 주는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앞서 ‘행복한 왕자’ 제작발표회에서 홍승안은 “1인극은 상대 배우와의 교감이 없어 외롭다”고 말했다. 약 한 달간 직접 무대에 선 그는 연극의 3요소 무대, 관객, 대본 가운데 ‘관객’의 소중함을 크게 깨달았고, 무대 위에서의 외로움과 긴장감은 관객과의 호흡을 통해 즐거움으로 전환되어 공연을 한층 즐길 수 있게 됐다.
무대 위에서 해설자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 제비 등 여러 캐릭터로 분한 홍승안은 ‘호흡’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멀티 역할을 수행할 때 중요한 건 호흡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목소리의 높낮이나 속도는 대부분 호흡으로 만들어진다. 그 호흡은 사실 대상과 상황에 의해 인물에게 부여된다고 생각한다. 멀티 인물들 속에서 진실되게 존재하며 전체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제비’ 캐릭터에 더 각별한 마음을 드러낸 그는 “이야기는 행복한 왕자 조각상에 날아든 제비가 느끼게 되는 감정이 주요하게 작용하며 도시 속 슬픔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비추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작품의 큰 줄기는 ‘제비의 사랑 성장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작품을 해석했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타인을 향한 왕자의 사랑을 통해 제비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들고, 제비는 왕자를 도우며 자기를 희생한다. 그 모습이 나에게 ‘나보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제비에게 더 각별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힌 그는 “제비는 결국 천사 가브리엘의 도움으로 왕자와 천국에 갔을 거다. 그곳에서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함께 성장 중일 거”라고 덧붙였다.
주요 인물을 제외한 최애 캐릭터로 ‘주물공장 감독’을 꼽은 그는 “우리 일상 속의 소시민을 상징하면서도 자기 손을 거치면 새롭게 태어난다는 사명 의식까지 내포하는 인물로 상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HJ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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