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퀸덤퍼즐’이 걸그룹 나누기로 비판 받고 있다.
오는 13일 첫 방송을 앞둔 ‘퀸덤퍼즐’은 지난 6일 유튜브 공식 채널에 선공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는 개인 혹은 그룹 단위의 참가자가 처음 모였을 때 상황이 전해졌다. 가장 먼저 무대에 등장한 참가자는 그룹 러블리즈 출신의 케이였다. 케이는 바닥에 화살표 안내에 따라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도 각자 바닥에 화살표 안내를 따라 맨 위에 놓인 의자에 앉기도, 맨 아래에 앉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진행자 등장 전까지 내내 “이 자리의 의미는 뭘까?”, “의상 콘셉트대로 앉혔나?”, “연차대로 앉혔을까?” 등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 배치 의미를 궁금해했다.
사진= Mnet ‘퀸덤퍼즐’ |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가요계 선배인 태연이 등장하자 실마리가 풀렸다. 태연은 “K팝 신에는 군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 군은 여러분이 그동안 K팝 신에서 받아왔던 성적표다”라며 “‘퀸덤퍼즐’만의 기준으로 군을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에 참가자들은 일동 “잔인하다”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퀸덤퍼즐’은 참가자들의 음악방송 1위 총 횟수(50%), 발매 음반 중 초동 최다 판매량(50%)을 기준으로 점수로 환산해 군의 기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몇 군에 속했는지 본 참가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1군에 속한 케이는 “1군이라는 걸 알고 기분이 좋았다”라고 하는 한편, 3군에 속한 체리블렛 멤버 보라는 “연예계가 다 잔인하지만 너무 잔인하다”라며 “암암리에 저희 급을 나누고 평가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면하게 되니까 ‘3군보다는 더 높아야 되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1군에 속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1군으로 가야겠다”, “이제 올라갈 일만 있다”라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처음에 나눠놓은 군이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태연은 “지금 매겨진 군은 재편성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돌 판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 “이런 급 나누기를 방송에서 보게 될 줄이야”, “저렇게 나눠서 또 상처 주냐?”, “‘군’이라는 표현을 양지로 끌어 올리다니”, “우리나라가 계급 사회였다니”, “어떻게든 싸움 붙이려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시청자는 K팝 시스템에 대한 반발심과 함께 방송사가 경쟁이나 급 나누는 걸 부추기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참가자들의 인권은 완전히 무시된 채 자극적인 진행만 강조됐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전문가의 지적도 있었다. 음악 작가 겸 대중음악평론가 정민재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퀸덤퍼즐’ 같은 악랄한 프로그램에는 관심도 주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성과가 어떻든 나름대로 활동 잘하는 이들을 데려다가 경쟁을 붙이고 ‘최상의 조합’을 만든다는 발상부터가 오만방자하다. 대놓고 ‘군’을 나눴다고?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가 조금도 없는 프로그램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군’의 기준이 음악방송 1위 횟수와 초동 판매량이다. 초동 같은 정체불명의 단어를 방송에서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다”라며 “가뜩이나 우리 시장과는 맞지도 않는 초동이라는 개념을 판매량 경쟁을 위해 가져와서 방송사에서 대놓고 운운하다니 창피한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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