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라덕연의 주가조작 사건이 재조명됐다.
6일 방영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1377회는 투자의 신이라고 불린 라덕연과 그의 주가 조작 사건을 심층 취재한 내용을 다뤘다.
라덕연은 투자 전문가로 방송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2019년 무렵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며 인맥을 쌓는 동시에 투자 설명회도 개최했다. 당시 라덕연은 “금융시장의 비밀을 발견했다”며 자신을 ‘돈 버는 기술자’라 소개, 손실없는 확실한 수익을 약속했다.
라덕연은 당시 한 투자설명회를 통해 “최소 제가 1년에 50%에서 많게는 200%까지 벌어드릴 수 있다. 잘 터니면 20배가 될지 100배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라덕연이 발견한 금융시장의 비밀과 투자기법에 대해 한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정혁준 회계사는 “이건 거의 작전 세력들이 하는 말”이라며 명백한 주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회계사는 “우리가 이만큼 올려놓으면 그 가격에 라덕연이 받아준다. 받아주면 우리는 손익이 확정되는 거다. 당신들이 벌면 또 다른 데 팔고 내가 또 받아주고 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바꾸면 수익을 바꾼다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이 있었을거다. 확신에는 가장 큰 게 수급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거다. 통정매매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통정매매는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사람끼리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 물량을 서로 팔고 사는 방식이다.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대표적인 시세 조정 수법으로 현행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불법행위다.
라덕연의 회사 고객관리팀 업무는 일반 회사와도 달랐다. 고객관리팀에서 일하던 전 직원은 “위에서 투자가 유치 확정된 사람을 정해서 저희한테 연락을 준다. 연락이 오면 만나서 계좌 개설을 해드리고 증권사 어플을 깔아서 가입하고 계좌번호를 알려준다. 비밀번호는 투자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저희가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계좌, 비밀번호 모두를 다 라덕연 측에 맡겼다. 한 투자자는 “이게 대외비이기 때문에 투자 종목을 알려줄 수 없어서 (휴대폰을) 가져간다고 했다. 불안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많이 하고 있었다. 400억 하고 있어서 2억 오른다는 사람도 있었다. 투자는 3억 이하는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5억을 투자했다”고 토로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본인 계좌를 남한테 맡기는건 차명 거래다. 우리나라는 금융실명제가 도입된지 한참 됐다. 불법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아예 다 맡겼다. 자기가 비밀번호 쓴 것도 아니고 핸드폰까지 명의를 개통해서 넘겨주고.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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