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
액션 전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넷플릭스와 만났다.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와 무표정한 얼굴로 스크린을 풍미했던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엿볼 수 있는 ‘푸바(FUBAR)’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선보인 ‘푸바’ 시즌1은 슈워제너거의 왕년의 히트작 ‘트루라이즈’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스파이인 직업을 속이다 아내와 첩보 작전에 휘말리게 된 주인공의 파트너는 세월이 지나 딸로 바꼈다.
CIA 비밀 요원인 루크(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작전에 투입된다. 평생 자신의 직업을 속이고 헬스기구 판매상으로 위장해온 루크는 가정에 소홀했던 탓에 이혼을 당했다. 은퇴 후 여전히 사랑하는 아내와 재결합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에 부푼 루크. 그가 맡은 마지막 임무는 테러 조직에 잠입해 활동 중인, 곧 정체가 발각날 위기에 처한 CIA 동료를 구해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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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테러리스트였던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소년 보로를 물심양면 돌봐온 루크. 그러나 보로는 성인이 되자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거물 테러리스트이자 무기 밀매상이 됐다. 루크는 보로를 잡기 위해 위장 잠입한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보로의 근거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구해야 할 동료가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줄 알았던 딸 에마(모니카 바바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생 자신을 속인 아버지에게 실망한 에마와 자신과 같은 CIA 요원의 길을 걷는 딸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아빠. 두 사람은 같은 팀에 소속돼 테러리스트 보로를 잡기 위한 첩보 임무를 함께 하게 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명성에 걸맞게 ‘푸바’는 파워풀한 액션신과 더불어 코믹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재미를 선사한다.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 등 과거 브라운관을 수놓았던 TV시리즈의 고전적인 작품들을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다양한 비밀 무기와 티키타카가 계속되는 만담같은 대사, 전통적인 화면 전환 등이 추억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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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터미네이터’는 예전과 달리 몸놀림이 둔탁해지고 흰수염이 성성하지만, 여전히 강인한 액션스타의 면모를 보여준다.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와 호흡을 이뤄 작전을 수행해 나가는 모습은 오랜만의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해 반가움을 더한다. 그러나 수십년간 CIA 최고 요원으로 활동한 강철남도 자식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푸바’는 어긋난 부녀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관계회복과 성장, 가족애를 그린다. 제목 ‘푸바(fubar)’는 손 쓸 수 없을만큼 엉망인 상태를 뜻한다. 가족이지만 오랫동안 상대에게 속아왔다는 배신감에 어긋나버린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상징하는 한편, 이들이 겪는 크고작은 사랑과 연애의 혼란스러움, 그리고 작전 현장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문제 등을 의미한다.
‘100kg 근육덩어리 오스트리아 남자’이자 잔소리쟁이 스파이 아빠와 ‘역대 CIA 요원 선발 시험 최고점’을 받았지만 고집스럽고 반항적인 딸의 투닥거림이 현실적인 웃음을 준다. 이들 외에도 소심한 오타쿠 내근직 요원, 성소수자 요원, 바람둥이 미남 요원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소소한 웃음을 담당한다. 전반적으로 코미디에 무게를 둔 작품인 만큼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과 작전 수행 중 유발되는 긴장감이 적절하게 버무려져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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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0대도 훌쩍 넘어 80대를 바라보는 노년의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털사 킹’)은 트렌디한 플랫폼 OTT와 만나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건재함을 보여줬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시즌2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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