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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문제라고?”…’박하경 여행기’ 이나영은 ‘성차별’에 지지 않는다 [오티쿠]

신은주 조회수  

[TV리포트=신은주 기자] 배우 이나영의 복귀작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가 공개됐다. 화려하진 않지만 성공적인 복귀다.

지난 24일 ‘박하경 여행기’의 여덟 가지 에피소드 중 네 가지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 분)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박하경 여행기’는 미드폼(평균 25분 분량) 포맷으로 제작됐다. 짧은 분량에 ‘여행’이라는 소재가 만나 완벽한 힐링을 선사한다. 박하경이 걷고 먹고 멍 때릴 동안 시청자도 걷고 먹고 멍 때리면 된다.

이나영은 모든 장면에 출연하지만 모든 장면에서 비켜 서 있다. ‘박하경 여행기’에 담긴 모든 이야기는 박하경의 시선을 통해 주변 인물을 조명하는 식으로 그려진다.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박하경의 시선에 동참해 드라마 속 박하경의 ‘주변 인물’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까지 공개된 네 가지 에피소드에서 가수 선우정아, 배우 서현우, 모델 신현지, 배우 한예리, 조현철, 구교환, 박인환, 박세완 등이 박하경의 ‘주변 인물’로 출연했다.

선우정아는 절에서 묵언수행을 하는 역할을 맡았고 한예리는 성공을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가, 조현철은 직장 동료, 구교환은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남성, 박인환은 젊은 사람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어르신 역을 맡아 연기했다. 모두 우리 인생에서 한 번쯤 만나봤을 법한 사람들이다.

‘박하경 여행기’는 여러 가지 면을 갖고 있는 ‘주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박하경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주변 인물’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4회에서 박하경은 낯선 할아버지(박인환 분)와 설전을 벌인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청년들의 시위 소식에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이야기를 꺼낸다.

박하경은 지지 않고 갖고 있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할아버지는 “하여튼 여자가 문제야, 어른이 말하는데 말 대꾸나 하고… 자기 편하자고 결혼도 안 해. 애도 안 낳아. 정말 이기적이야. 나라 걱정도 안 해”라며 성차별 발언까지 한다.

황당한 표정으로 박하경은 젊은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해 열변을 토했다. 젊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원하게 말하고 싶었던 대사다. 시원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지만 “꼭 이 늙은이를 이겨야 속이 시원해? 너는 안 늙을 것 같으냐”라고 호통치는 할아버지의 표정에서 서운함과 서러움이 비쳐 이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박하경의 표정에서도 미안함이 묻어난다. 결국에는 박하경의 사과로 설전이 끝이 났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어르신이다. 구체적으로 왜 이 어르신이 서러워하는지 설명이 더해지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어르신의 마음이 와닿는다.

어르신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는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서 어딘가 남다른 ‘주변 인물’을 만난다. 박하경과 ‘주변 인물’은 우리에게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발짝 물러나 박하경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면서 마음 깊은 곳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했던 부정적인 마음이 조금이나마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박하경 여행기’ 5~8회는 오는 31일 공개된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웨이브

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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