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BTS 데뷔 10주년…해외 아미 속속 한국행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작년에 방탄소년단(BTS) 데뷔 9주년에도 독일에서 한국에 왔어요. 데뷔 10주년인 올해도 왔습니다.”
25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 벤치에 앉아 있던 루시(21)씨는 ‘아미'(ARMY·BTS 팬클럽)냐고 말을 건네자 표정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옆에 있던 니나(22)씨도 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네덜란드에서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한 달간 시간을 보낸 뒤 다음 달 15일 떠나는 일정을 짰다.
니나씨에게 BTS는 우울에서 빠져나오게 한 희망의 빛이다. 그는 “2017년쯤 너무 슬프고 우울했는데 BTS의 노래를 듣고 뮤직비디오를 보며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내게 행복을 다시 찾아준 건 BTS”라고 말했다.
7년째 BTS를 좋아하고 있다는 루시씨는 “BTS 멤버들은 단단하고 진실된 사람인 것 같다”며 “10년 동안 겸손한 자세로 활동한다는 게 정말 존경할만하다”고 했다.
둘은 BTS 데뷔 10주년인 다음 달 13일에도 이곳을 찾을 계획이다. 루시씨는 “BTS의 10주년을 기념해 팬들이 준비한 버스 정류장 광고를 구경하고, BTS의 사진이 인쇄된 컵 홀더를 나눠주는 이벤트 카페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BTS 멤버 슈가의 솔로 앨범 발매를 기념해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용산구의 한 카페에는 해외에서 온 아미 에블리나(31)씨가 있었다. 그는 휴가에 맞춰 캐롤리나(26)씨와 함께 한 달간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에블리나씨는 “조금 한국어를 할 수 있어요”라고 한국말로 수줍게 말했다. 한국의 문화도, 한국어도 좋지만 한국을 여행지로 삼은 가장 큰 이유는 물론 “BTS 때문”이라고 했다.
4년 동안 BTS를 좋아했다는 그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노래도 좋고 개성도 있고 할 말이 너무 많지만 정리가 안 된다”면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BTS는 내게 정말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다음 주면 한국을 떠난다는 그는 “BTS 데뷔 10주년인 6월 13일에 맞춰 한국에 오고 싶었지만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데뷔일에는 집에서 BTS가 매년 데뷔일인 6월13일을 기념해 팬과 함께 즐기는 축제 ‘BTS 페스타’ 중계를 보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6월13일에 가까워질수록 한국을 찾는 해외 아미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사옥 인근에서 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50)씨는 “지난해 BTS 데뷔 9주년에는 전날부터 이곳을 찾는 해외 팬으로 가득했다”며 올해도 데뷔일에 맞춰 해외 팬이 많이 올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박회린(22)씨도 “지난해 데뷔일에는 평소보다 4배의 손님이 왔다”며 “올해는 10주년이라 더 많은 손님이 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하이브 사옥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는 국내외 아미가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인 ‘2023 BTS 페스타‘를 다음 달 12∼25일 서울 전역에서 준비한다.
서울시와의 협업으로 세빛섬과 남산서울타워, 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월드컵대교 등 서울 시내 주요 명소가 BTS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고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마련된다.
2yulri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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