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北 유도 영웅 이창수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행을 택한 대만인 아내와의 탈북 로맨스를 공개했다.
25일 MBN ‘특종세상’에선 사랑을 위해 탈북을 감행했던 북한 유도선수 이창수의 근황이 공개됐다.
80년대 북한의 유도 영웅이었던 이창수는 대만 유도 선수 진영진과 사랑에 빠졌고 91년 연인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을 했다.
32년이 지난 현재 제작진은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는 이창수 선수와 만났다. 일을 마친 그가 향한 집에는 32년간 옆을 지킨 아내 진영진이 환하게 웃으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 진영진은 “우리 유도 가족이다. 아들들도 유도를 하고 있다”라고 가족을 소개했다. 슬하에 아들 셋을 둔 부부는 세 아들 모두 유도를 하고 있다며 “세 아들 중에 둘째가 현직 국가대표고 셋째 아들은 실업팀에서 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창수 부부는 유도로 다져진 건강미 넘치는 아들들의 사진과 아들들이 타온 메달과 트로피를 공개하며 유도가족 DNA를 입증했다.
이어 부부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러브 스토리를 공개했다. “뭐가 그렇게 좋았나”라는 질문에 아내는 “멋있잖아요. 지금 말고. 옛날 사진보면 엄청 멋있다. 30년 전에 멋있는 남자다”라고 대답하며 웃었다.
198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북한 유도 선수와 대만 유도 선수로 만난 두 사람. 아내는 “경기에서 메달을 딴 이창수에게 축하한다고 악수를 할 때 전기가 왔다”라고 말하며 당시 이창수 선수가 손바닥을 간질이며 손장난을 쳤다고 밝혔다. 아내는 “지금 세상에 이렇게 하면 미친X이다”라고 떠올리며 웃었고 이창수 역시 “지금 하면 잡혀간다”라고 거들었다. 언어는 달랐지만 손짓발짓으로 대화하고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1년 후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매일 만나 사랑을 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던 이창수 선수는 “결승에서 한국 선수에게 진 뒤에 북한에 갔는데 탄광으로 바로 갔다. 그때가 제일 창피한 것 같다. 화려한 것 다 없어지고 탄광 석탄 푸면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체제에 대한 실망감과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결국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91년 망명한 이창수는 탈북 다음 해인 1992년 대만인 아내와 결혼에 골인했다. 아내는 이창수 한 사람만 보고 한국행을 택했다.
이창수는 “나도 부모 형제 다 버리고 왔지만 아내도 버리고 왔지 않나. 마음은 고맙고 표현은 못하고”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창수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역시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이 (탈북)브로커에게 사기를 엄청 많이 당했다. 1만 달러, 2만 달러 계속 보내줬다”라며 지금까지 이북의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 금액만 7억 원을 날렸다고 밝혔다. 이창수는 술로 아픔을 달래다가 알코올 사용 장애로 시한부 선고를 당하고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적도 있다고. 그는 “내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아파지고 (그리움이) 깊어지는 것을 느꼈다”라고 북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이날 방송에서 이창수는 “하나밖에 없던 내가 여기 와서 가족을 만들고 그 가족에서 행복을 찾았고 나의 모든 것이 됐다. 내가 힘들고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것을 잡아준 게 가족이고 내 가족은 내가 만든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죽어도 책임져야 하는 내 전부다”라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특종세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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