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중국의 도 넘은 혐한 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블랙핑크 콘서트에 방문한 중국 연예인들이 비난받으며 ‘블랙 리스트’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가 중국의 새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되는 등,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다시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 21일 양일간 블랙핑크는 마카오에서 월드투어를 개최했다. 이날 중화권 영화배우 안젤라 베이비, 그룹 우주소녀 출신 성소 등이 콘서트를 관람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중국 SNS 웨이보에는 블랙핑크 콘서트를 관람한 중국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명단이 공개됐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배우가 한국 걸그룹 콘서트에 가도 되냐”, “왜 한국을 좋아하냐”고 이들을 비난했다.
특히 성소는 휠체어를 타고 블랙핑크 콘서트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아픈 와중에도 한국 아이돌을 응원하러 가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은 ‘블랙핑크 콘서트 방문한 연예인 찾기’ 운동에 ‘블랙 리스트’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용화도 혐한 불똥에 직격타를 맞았다. 그는 오는 6월 공개 예정인 중국 OTT 아이치이 새 오디션 프로그램 ‘분투! 신입생반’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정용화는 직접 자신의 웨이보에 “베이징은 오랜만이다”라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사진을 게재했다. 또 웨이보를 통해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있는 현장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반면 베이징시 라디오TV국은 “아이치이에 확인한 결과 정용화가 베이징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정용화를 게스트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 중국 매체는 중국 누리꾼들이 방송 주관 당국에 정용화가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신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2016년 우리나라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한 후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또는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송출과 한국 여행을 금지하는 한한령을 내렸다.
2021년 영화 ‘오! 문희’가 중국에서 개봉되면서 한한령이 완화되는 듯 보였다. 특히 올해 초에는 중국에서 한국 영화 전용관이 개관되고, 중국 당국이 외국의 상업 공연 개최 접수 및 허가를 재개하면서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블랙핑크 콘서트를 방문한 중국 연예인들에 대한 반발과 정용화의 중국 프로그램 출연 불발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양측의 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문화를 둘러싼 중국 시장의 이중 잣대를 지적한다. 중국은 K팝 가수들의 음반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큰 시장이기도 하다. 심지어 ‘대장금’, ‘김비서가 뭐길래’ 등 한국의 유명 히트작의 내용이나 포스터를 그대로 표절해 방송,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K컬처를 그대로 흡수하려고 하지만, 한쪽에서는 K컬처 배척에 나서 이중적 면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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