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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택배기사’ 김우빈 “5-8 감정에만 집중, 4-1과 러브라인?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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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김우빈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 김우빈은 사막화 된 한반도,디스토피아에서 유토피아를 외치는 5-8의 강인함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자신의 진가를 또 한번 입증해냈다. 그와 동시 ‘택배기사’는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V(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중이다.

김우빈이 출연한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공개 3일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V(비영어) 부문 1위로 집인, 2주차에도 또 한번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 K-콘텐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 5-8 役 김우빈/넷플릭스

1위 소식이 전해진 후 만난 김우빈은 “기대를 하면 실망하게 되니까 자꾸만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홍보하고 소개시켜드리자는 마음이다. 오픈 하자마자 너무 많이 봐주셔서 깜짝 놀랐다. 3000시간이 넘더라. 너무 큰 숫자라 와닿지도 않는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지만 없어지는 작품도 많은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우빈은 전설로 불리는, 난민 출신 택배기사 5-8을 연기했다. 연출을 맡은 조의석 감독과는 ‘마스터’ 이후 7년만에 재회했다. 출연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감독과의 재회다. “감독님과 재회가 좋았다. 반가웠다. 당시만 해도 마스크 쓰고 답답해하고 힘들어 할 때다. 재작년 말, 작년 초였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8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했다.”

당시 김우빈은 건강을 회복하고 영화 ‘외계+인’ 13개월간의 촬영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까지 마친 후 잠시 휴식기였다. “처음에는 부담이 될 것 같았다. CG구현에 대한 이야기 등을 미팅 때 해주셨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는 뒷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작품의 메시지와 제가 바라보는 지점이 비슷해서 불편함은 없었다.”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택배기사’의 5-8은 캐릭터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조의석 감독은 각색을 통해 원작과는 조금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우빈은 “원작을 너무 흥미롭게 봤다. 감독님께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셔서 다른 작품을 봤다고 느낄 정도다. 극 중 이름도 창민이인데 저는 다른 이름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 5-8 役 김우빈/넷플릭스

극 중에는 5-8의 과거 서사가 등장한다. 하지만 난민 출신인 5-8이 ‘전설’이라고 불리며 스타 급 인기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했다. “5-8은 난민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태어났을 때 이미 이 세계가 구축돼 있었다. 제가 기억하는 순간부터는 부모님은 식량을 구하다 돌아가셨다. 혼자 살아남고 혼자 아파하면서 스스로를 혼자 지켰어야 했다. 부모님이 밝고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어서 그 영향으로 동료들과 잘 지냈다. 근데 그 사람들이 식량 앞에서 한순간에 적이 되는 세상이 아프고 상처받았다. 자신을 지키시 위해서 감정 표현이 줄면서 방어하기 시작했다. 뚝딱할배(김의성)는 유년시절에 만났고, 어른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해준 사람이다. 감정을 드러내지만 오랜 습관이 있어서 투박하게 뚝딱인다. 김정도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근데 들어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싫어서 이름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5-8은 낮에는 사람들에게 산소와 생필품을 배달하지만, 밤에는 동료들과 함께 난민들을 돕는 블랙 나이트로 활동한다. 천명그룹을 항상 주시하고 있으며, 택배기사가 되고 싶어하는 사월의 롤모델이자, 전설로 불린다. 5-8은 선하고 바른 이미지의 김우빈과 찰떡이었다. 특히 천명그룹의 새로운 수장이자, 최고의 빌런 류석(송승헌)을 향한 눈빛은 싸늘하지만 깊이가 깊다.
 

“제가 진짜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눈에서도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어떤 분은 마스크를 써서 눈에 더 신경을 많이 쓴 것이냐고 하시는데, 그런 생각은 아직 한번도 못했다. 눈만 보여도 충분히 표현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이 왜 이런 행동하는지, 감정을 느끼는지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김우빈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류석은 참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5-8 입장에서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할 마음도 안 드는 나쁜 인물이다. 모든 사람들의 삶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한다. 결국 마지막도 자신이 선택하려고 하지 않나. 그 머리를 총으로 쏜 것 자체가, 네가 생각하는 만큼 세상은 네 손 안에 있지 않아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 5-8 役 김우빈/넷플릭스

5-8은 택배기사 역할이지만 김우빈은 특별히 대형 면허를 취득하지는 않았다.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또한 2071년을 배경으로, 황폐화 된 한반도라는 설정 때문에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하는 일이 많았다. 앞서 복귀작인 ‘외계+인’으로 이미 블루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했기에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13개월 동안 하늘을 날고, 온갖 빔을 쏘고 해서 CG 촬영에 자신감이 있었다. 근데 역시나 어렵더라.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눈으로 직접 하는 것과 상상을 더하는 것은 역시 차이가 있었다(웃음).”

모두를 감쪽같이 속인 흡연 장면까지도 모두 CG였다. “담배 CG는 처음 제안주셨을 때는 담배 설정을 뺀다고 하셨었다. 근데 5-8 이미지에 담배가 잘 어울리더라. CG로 되면 연기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연기가 있는 것을 지우는 것은 어려운데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은 쉽다고 하더라. 예전 흡연 경험으로 맛깔나게 살려보겠다고 했다. 담배 모양의 소품에 점을 찍어서 모형으로 연기했다. 상황에 따라 계산하면서 연기했다. 담배 재도 털고, 눈 찡그리는 것도 담배 연기로 인해 의도한 것이다. 그렇게 촬영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연기를 디테일하게 만들어주셨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 많이 하겠다는 생각 들면서 CG가 너무 잘 나와서 동시 기쁘기도 했다(웃음).”

또 김우빈은 “감독님께서 사무실에 CG 이미지를 공간별로 다 인쇄해 놓으셨다. 그래서 어렵지 않았다. 거의 블루스크린 앞에서 촬영을 했는데, 방송 보니까 진짜 같은 부분들이 많더라. 담배 연기도 그랬고 사월이가 택배 트럭을 막고 그 위를 지나가는 트럭 씬도 CG였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찍었는데 정말 모래사막 안에 있는 것 같아서 놀라웠다. CG는 다 수작업이다. 연기한 것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신 것이다. 되게 감사했다”며 CG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석의 만행에 결국 블랙 나이트는 코어 구역에 진입한다. 하늘이 가짜였고. 달이 찢기며 블랙나이트가 와이어를 타고 등장하는 해당 장면은 ‘택배기사’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손꼽힌다. “한 대학교에서 촬영했다. 광장 같은 부분이나 공간이 너무 멋지더라. 블랙나이트 배우들과 며칠동안 촬영했다. 해당 장면은 각자 나눠서 활동하던 블랙나이트 팀원들이 한데 모여서 촬영했다. 세트에서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촬영했었다. 코어 구역의 하늘이 가짜라는 것도 인상 깊었다. 공사장 자제가 떨어지듯이 하늘이 떨어지지 않나. 그 상상력도 재밌었다. 현장에서 못 봤던 것이라서 완성된 작품에서 너무 재밌게 봤다. 액션들을 많이 넣어주셨더라. 찍은 것보다 더 멋있게 나와서 감사했다(미소).”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 5-8 役 김우빈/넷플릭스

블랙나이트 멤버 중 4-1은 5-8의 든든한 오른팔이다. 앞서 조의석 감독은 원작의 여성 캐릭터였던 사월을 남성으로 바꾼 이유가 멜로 연출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4-1과 5-8의 관계를 신뢰 관계를 넘어 러브라인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 김우빈은 “애정도가 높은 캐릭터다.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근데 4-1과 멜로의 감정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김우빈은 ‘택배기사’를 통해 KBS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2011년)로 데뷔한 이후 22년만에 이솜과 재회했다. 시작을 함께 한 동료이기에 재회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솜이랑 시작을 같이 했다. 그때 정말 많이 헤메고 감독님께 많이 혼나면서 연기했다. 시간이 흘러서 건강하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20대의 이솜은 러블리하고 소녀같은 분이었는데 설아의 모습으로 존재하더라. 그래서 되게 놀라웠다. 함께하는 순간이 되게 좋았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동기애가 느껴졌다. 대기할 때 서로의 모습을 보고 잘 살아 남았구나 그 생각을 하기도 하고 감사하던 일이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택배기사’를 마친 후 김우빈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촬영할 때는 환경에 대한 생각을 많이 못해봤다. 5-8이 왜 움직이고 행복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환경오염에 대해서 이번에 방송 보면서 생각했다.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거창한 실천 계획보다는 오랫동안 닦기 귀찮아서 안 쓴느 텀블러를 꺼냈다. 일회용품을 많이 쓰더라. 한번만 안 써볼까 해서 쓴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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