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를 전했다.
금이야 옥이야 특집으로 꾸며진 2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강철원 사육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강바오’로 통하는 강철원 사육사는 러바오, 아이바오, 푸바오 판다 가족의 사육사다.
이날 강 사육사는 판다들의 성격에 대해 “호기심도 많고 장난기도 많다”면서 “계속 놀아달라고 한다. 지금도 내가 가면 등을 비비면서 떼를 쓴다. 원하는 게 있을 때 사람을 조종할 줄 알아서 배가 고플 때면 데굴데굴 구르거나 나무를 파헤친다. 내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걸 알고 밀당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다 가족들을 위해 쉼 없이 이벤트를 열어준다는 강 사육사는 “두 따님이 서운해 하진 않나?”라는 질문에 “나도 서운한 게 있고 그 친구들도 서운한 게 있다. 내가 푸바오의 생일과 태어난 시간 등을 말하면 딸들이 ‘내가 몇 시에 태어났는지는 알아?’라고 한다. 나도 딸들이 아빠랑 대화도 하면 좋은데 하루 종일 이상한 프로그램만 보고 있어 서운하다”며 웃었다.
‘푸공주’로 불리는 푸바오는 이른바 귀하게 얻은 딸. 강 사육사는 “35년 동물원 생활에 마지막 목표가 판다의 번식이었다. 판다의 가임기는 1년 중 3일 밖에 안 된다. 그 시기를 놓치면 번식이 불가능하다”면서 “1998년에도 판다 한 쌍이 번식을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 심지어 출산 한 달 전까지 임신 확인이 안 되고 태어난 후에도 초기 생존률이 맞아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바오의 임신 후 강 사육사의 아내가 태몽을 꿨다고. 강 사육사는 “아내가 까만 털 뭉치를 꼭 끌어안는 꿈을 꿨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내가 꿨으면 했는데 아내가 꿔서. 나만 간절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바오와 출산 전부터 교감을 쌓았다”며 “푸바오가 태어난 순간 많은 사람들이 CCTV를 보면서 환호했다. 서로 얼싸안고 눈물의 도가니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푸바오는 오는 2024년 중국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 강 사육사는 “판다들은 생후 만 4년이 되면 성 성숙이 이뤄진다. 그래서 짝을 찾으러 중국에 가야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푸바오가 잘 지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중국에 안 가면 안 되나?”란 질문엔 “나는 사실 동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싶다.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물이 행복한 건 다르다. 동물의 편에서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독립한 푸바오에게 ‘이젠 혼자 살아가야 돼. 그렇지만 할아버지 마음속엔 항상 네가 있어’라고 했다. 사육사로 오래 있다 보니 동물들과도 언젠가는 이별을 전제로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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