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승헌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1995년 의류브랜드 ‘스톰’ 모델로 데뷔한 송승헌은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 ‘에덴의 동쪽’ ‘블랙’ ‘사임당 빛의 일기’ ‘플레이어’ ‘사임당 빛의 일기’ ‘보이스’ 시즌4, 영화 ‘대장 김창수’ ‘미쓰 와이프’ ‘인간중독’ ‘무적자’ ‘그 놈은 멋있었다’ ‘카라’ ‘그 놈은 멋있었다’ 등에 출연했다.
젠틀한 이미지가 강한 송승헌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벗고 빌런으로 변신했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송승헌은 사막화된 세계에서 지금의 질서를 세운 천명그룹 류재진 회장의 아들이자 야심 넘치는 천명의 대표 류석 역을 맡아 이기적인 면모를 보이는 빌런의 모습을 그렸다.
특히 그는 신인 시절 영화 ‘일단 뛰어’에서 인연을 맺은 조의석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는 점에 뜻깊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Q. 제작발표회에서 후배들이 입을 모아서 ‘분위기 메이커’로 꼽았다.
“감독 자체가 말이 별로 없고 제가 봐도 재미없는 친구다. 우빈이도 우석이도 너무 어린 친구니까 쉬는 시간에 이야기가 없어서 제가 그냥 농담을 한 게 그나마 분위기가 웃음을 준 것 가지고 그런 것 같다. 저 자체가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데, 제 이미지가 재미없다고 느낀 것 같다. 편안해서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해준 게 아닌가 싶다.”
Q. 송승헌 배우를 리스펙하는 김우빈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우선 너무 인간미가 없다. 뭐랄까 너무 완벽해서. 너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들었다. 예전에 어느 식당에 갔는데 인사를 하러 왔더라. 한남동 어느 식당이었는데 인사를 하고 왔더라. 감독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예의가 정말 바르다고 생각하고 됨됨이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사실 배우가 아니라도 사람이 살아오면서 좋은 이야기를 듣기 힘들지 않나. 현장에서 만났는데 너무 남자답고 기본적으로 멋있는데 성실하고 바르다. ‘저 친구 가식인가?’ 할 정도로 너무 괜찮더라. 일관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괜찮은 배우다. 부족한 건 뭘까’ 생각했다. 괜찮은 배우고 인간이라는 걸 느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Q. 95년 스톰 모델로 데뷔해서 28년차 배우가 됐다. 곧 30주년을 맞이하는데, 활동 원동력이 궁금하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얼마 전에 결혼식에 갔다 왔다. 어렸을 때 팬클럽 회장을 하기도 했던 팬이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줬다. 그날 다행히 촬영이 없어서 몰래 그 친구 결혼식에 갔다. 팬의 결혼식 간 것은 처음이었다. 신부 대기실에 있었는데, 제가 오니까 너무 놀라더라. 친구가 놀라기도 하고 울라고 하더라. 너무 창피한 건 그 모습을 본 저도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 그런 감정이 처음이어서 너무 창피하더라. 사람들이 제가 오니까 막 사진을 찍으니까, 저 친구가 울어서 저도 울면 창피할 것 같았다. 사진 찍고 화제를 돌렸는데 찡하더라. 교복을 입고 팬이라고 했던 친구가 결혼하니까, 여동생은 없지만, 여동생을 결혼시키는 오빠가 이런 감정일까 싶었다. 제가 데뷔할 때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는 분들 보면 너무 감사하다 고맙고. 그때 당시에는 그걸 몰랐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제작발표회 할 때 오는 오래된 팬을 보면 저 자신을 반성하고 채찍질하고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같이 나이 듦이 고마운 것 같다.”
Q. 비주얼이 변하질 않는다. 유지 비결이 궁금하다.
“건강은 특별한 건 없고 시간 날 때마다 운동하려고 한다. 예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이었나.. 좋은 영화를 찍는 비결을 물었을 때 가치관이 아닌 ‘몸이 건강해야죠’라는 인터뷰를 본 것 같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저도 좋은 캐릭터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내 몸이 재산이겠고, 건강해지려고 하고 운동하려고 한다. 담배는 안 맞는 것 같아서 20년 전에 금연하고, 특별하게 먹지 않은데 비타민 정도 챙겨 먹는다.”
Q. 사극부터 현대극, SF물까지 시공간을 초월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더 해보고 싶은 장르가 많다. 기존에 본 송승헌과 다른 이미지, 2030대는 솔직히 연기하는 게 일이었던 것 같다. 연기자를 꿈꾼 게 아닌데 캐스팅되고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고, 그땐 내가 하는 일인가 보다 싶었다. 흥미를 못 느꼈던 것 같은데 거짓말 안 하고 최근 10년부터 현장에 갈 때 더 스태프와 감독과 소통하려고 하고 그렇다.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에도 있는 것 같다. 요즘에 가는 현장이 재미있다. 어렸을 때 그랬다면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재미있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안 했던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발표 안 한 영화에서 파격적인 캐릭터다. 안 했던 캐릭터들을 앞으로 더 해보고 싶다. 송승헌이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캐릭터가 있지 않나. 앞으로는 그걸 깨보는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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