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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ㅣ우려는 덜었어도 기대엔 모자란 디즈니의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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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원작 재현으로 성공하느냐, 원작 훼손으로 실패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디즈니 클래식 2D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프로젝트 ‘디즈니 라이브 액션’ 시리즈뿐만 아니라 원작을 바탕으로 한 모든 영화의 숙명적 과제다. 원작을 실감 나게 재현하고 원작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보완해 재해석까지 곁들이면 원작 팬은 물론 새로운 팬들까지 어깨춤을 출 텐데, 성공적인 실사화란 말처럼 쉽지 않다.

원작과 괴리가 큰 애니메이션, 특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견고한 팬층을 거느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프로젝트 발표와 개봉 시기마다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데렐라’(2015), ‘정글북’(2016), ‘미녀와 야수’(2017), ‘알라딘’(2019) 정도가 성공작에 속한다. 최근 디즈니플러스 채널을 통해 공개한 ‘피노키오’(2022), ‘피터 팬과 웬디’(2023)를 비롯해 여타 작품들은 원작 재현 수준에 그치거나 지나친 각색 등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안겼다.

작품마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인어공주’(5월 24일 개봉)가 베일을 벗었다.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이자 1990년대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부흥기를 연 중요한 작품인 만큼 ‘인어공주’ 실사화는 프로젝트 초반부터 원작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뜨거웠다. 디즈니 대표 프린세스 인어공주 ‘에리얼’에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어 ‘블랙 워싱’ 논란이 일었고, 인기 캐릭터인 물고기 플라운더와 게 세바스찬의 실사 이미지가 공개되자 사실적인 묘사에 비난이 쏟아졌다. 과연 원작과 달라진 캐릭터로 위험한 도전을 감행한 ‘인어공주’ 제작진은 우려와 비판을 잠재우고 실사화 성공에 이를 수 있을까. 캐스팅 논란을 잠재우며 여러 장점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와 한계까지 시원하게 극복하진 못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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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에리얼’을 연기한 할리 베일리는 영화에서 최고의 기량을 드러낸다. 오디션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과 연기로 최종 선발된 배우임을 입증한다. 인간 세상의 물건들을 수집해 놓은 바닷속 에리얼 만의 공간에서 할리 베일리가 ‘인어공주’의 명곡 ‘Part of your world’를 처음 부르는 장면은 감탄과 전율을 일으킨다. 바위에 숨어 자신이 구해준 왕자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Part of your world’를 재창하고, 인간이 된 후에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애니메이션 명장면들을 할리 베일리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연기로 되살린다. 배우의 열연 덕분에 막상 영화를 보면 애니메이션의 에리엘과 비교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열을 가릴 것 없이 실사 영화의 에리얼은 원작 캐릭터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지니는 데 성공한다.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규모감 넘치는 볼거리는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파도가 이는 거대한 바다, 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이 다스리는 바닷속 거대 왕국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 연출은 아이맥스 상영으로 보면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시각특수효과로 구현한 바닷속 자연과 해양 생물들이 주는 총천연색 즐거움에 금세 빠져든다. 영화는 원작의 주요 장면마다 힘을 한껏 불어넣어 영화만의 재미를 키우고자 한다. 난파선을 탐험하던 에리얼과 플라운더가 상어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나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킹)의 배가 침몰하는 장면은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에릭 왕자의 성과 함께 펼쳐지는 드넓은 풍광도 장관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하면 ‘Under the Sea’ 후렴구를 저절로 흥얼거릴 정도로 음악은 ‘인어공주’의 목소리 역할을 해왔다. ‘인어공주’뿐 아니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주옥같은 음악을 들려준 거장 작곡가 앨런 멘켄이 이번 실사 영화 음악에 다시 참여해 특별한 감흥에 빠지게 한다. ‘Kiss the Girl’과 바다 마녀 우슐라의 노래 일부 가사를 시대에 맞게 수정하고, 에릭 왕자가 부르는 사랑 노래와 스커틀(아콰피나)이 세바스찬(다비드 디기스)과 함께 부르는 ‘The Scuttlebutt’을 새롭게 추가해 OST가 풍부해졌다. 역시 ‘인어공주는 음악이다’를 외칠 만하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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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슐라를 연기한 멜리사 매카시의 연기도 관객을 휘어잡는다. ‘인어공주’의 우슐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손꼽히는 대표 빌런 캐릭터. 첩보 코미디 ‘스파이'(2015), 호러 코미디 ‘고스트 버스터즈'(2016) 등 코미디 장르에서 인기를 얻으며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리던 그가 우슐라 캐릭터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며 정통 악역 연기를 신명 나게 펼친다. 자고로 악당은 무서워야 하지 않나. 멜리사 매카시는 캐릭터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실사 영화에서 만나는 문어 마녀 우슐라의 카리스마를 증폭시킨다.

주인공과 빌런 배우의 열띤 활약과 30년째 마법을 발휘하는 음악, 화려한 볼거리가 넘치지만, 원작의 명성을 잇고픈 ‘인어공주’의 발목을 잡는 약점들이 있다. 동물 캐릭터를 실사화할 때마다 캐릭터의 개성이 실종되는 상황은 ‘인어공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원작의 인기 캐릭터인 게 집사 ‘세바스찬’은 다른 종으로 바꾼 설정이 오히려 평범한 인상을 주고, 눈과 몸짓만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하기에 역부족임을 드러낸다. 세바스찬이 장악하던 원작의 명장면들이 싱거워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꼬마 물고기 플라운더, 갈매기 스터틀도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채우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하다.

캐스팅에서 이미 파격을 시도했기 때문일까, 유명한 원작에 대한 부담에 눌려서일까. 영화의 이야기는 일부 캐릭터 관계에 변형을 주면서 원작의 내용을 보완하는 일반적인 리메이크 방식을 취한다. 문제는 연출이다. 앞서 말한 대로 힘을 실은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에서 격차가 반복되다 보니 초반엔 강약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리듬이 중반부를 지나면서 울퉁불퉁한 굴곡으로 바뀌고 만다.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볼거리로 채워진 러닝타임 135분도 버겁게 느껴진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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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시카고’(2002)의 성공을 시작으로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2019)에서 원작의 장점을 살린 리메이크를 보여주었던 롭 마셜 감독의 연출이 ‘인어공주’에서는 매끄럽지 못하다. 다양성, 포용성, 형평성의 가치를 반영한 다인종 캐스팅은 환영하지만, 이러한 의도가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보여주기식 해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작품마다 완성도의 편차가 있지만, 애니메이션 자산을 바탕으로 한 디즈니의 라이브 액션 시리즈는 활발하게 가동 중이다. ‘인어공주’ 이후에 2024년 3월에 ‘백설공주’, 20204년 7월에는 ‘라이온 킹’ 프리퀄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아더왕의 검’, ‘릴로와 스티치’, ‘알라딘 2,’ ‘노틀담의 꼽추’, ‘밤비’, ‘로빈 훗’, ‘헤라클레스’ 등이 제작 중이다. 속편은 물론 프리퀄까지 뻗어가는 디즈니 실사화의 기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라이브 액션 시리즈가 시행착오를 거쳐 리메이크 노하우를 쌓아가는 만큼, 앞으로 공개될 작품들이 원작 팬들과 관객을 흡족하게 만들 수 있을지 아직은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디즈니의 콘텐츠 실사화가 ‘원작 파괴’라는 오명을 벗고,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원작 못잖은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치밀하고도 치열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에 디즈니만의 방식으로 현명한 답을 찾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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