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스케일 커지면서 액션 장면 잦아지고 강도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마약 거래 장소인 나이트클럽에 난데없이 들어가 자기를 가로막는 직원을 때려눕히자 여성들이 기겁한다. “왜 그래요, 깡패예요?”
마석도가 쓰러진 직원을 가리키며 답한다. “아니, 얘가 깡패예요.”
형사인지 깡패인지 구별이 안 되는 건 여전하다.
괴물 형사 마석도가 돌아왔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범죄 액션 영화 ‘범죄도시 3’에서다.
숨돌릴 틈 없는 액션, 폭소를 자아내는 유머, 권선징악의 명확한 이분법적 구도 등 범죄도시 시리즈의 기본 틀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액션의 강도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는 영화의 스케일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
금천경찰서 강력반 소속이던 마석도는 ‘범죄도시 3’에선 서울 광역수사대로 근무지를 옮겼다. 가리봉동 범죄 조직을 소탕하던 그가 이젠 일본 야쿠자 조직이 연루된 거대한 마약 범죄를 파고든다.
마석도의 숙적도 한 명이 아니다. 한국 빌런 ‘주성철'(이준혁)과 일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모두 제압해야 한다.
이들은 기존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보다 잔혹하다. 단도를 꺼내 드는 건 기본이고 장검을 휘두르거나 권총까지 서슴없이 뽑아 든다.
이번에도 마석도는 맨주먹으로 맞선다. 그가 주먹을 날릴 때마다 강력한 음향이 울리며 장쾌한 느낌을 극대화한다.
마석도는 주특기인 업어치기와 적을 번쩍 들었다가 내려치는 기술도 간간이 구사하지만, 이번에는 핵 펀치를 많이 사용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범죄도시 3’ 제작진은 마석도의 복싱 액션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한다. 복싱은 마동석이 일찍부터 해온 운동이다. 적의 주먹을 날렵하게 피하는 자세가 선수급이다.
영화가 늘어질 틈을 조금도 주지 않으려는 듯 액션 장면도 잦아졌다. 칼과 쇠 파이프가 난무하는 난투극이 끊이질 않는다.
액션에 버무려진 유머도 빛을 발한다. 마동석만이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은 유머다.
마동석의 말과 행동엔 그만의 코믹한 요소가 있다. 이 때문에 관객은 그가 특별히 기발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시종 웃음을 머금고 그를 바라보게 된다.
마석도의 새로운 동료인 광수대 팀원들도 금천경찰서 강력반의 유머 코드를 잘 물려받은 듯하다. 마석도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상관 장태수(이범수)도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자아낸다.
마석도의 세계관은 늘 그렇듯 단순하기 그지없다. 이번에도 그는 “나쁜 놈들은 다 잡아야 돼”라는 혼잣말을 내뱉는다.
전작처럼 ‘범죄도시 3’도 복잡한 고민 없이 시원한 액션과 유머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엔 손색이 없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은 22일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마석도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조력자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새로운 빌런들을 어떻게 때려잡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52세인 마동석은 ‘몇살까지 액션 연기를 하고 싶으냐’란 질문에 “관객들이 원할 때까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액션 연기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이 주연뿐 아니라 제작과 기획까지 맡은 한국 대표 범죄 액션 영화로, 8편까지 제작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 2’는 1천269만3천여명의 관객을 모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유일한 ‘천만 한국 영화’로 기록됐다.
‘범죄도시 3’가 전작처럼 흥행에 성공할 경우 극장가에서 외국 영화에 밀리고 있는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31일 개봉. 105분. 15세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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