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원톱’ 여자 주인공들의 전성시대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신드롬급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청률 1위는 물론이며 JTBC 역대 시청률 4위로 우뚝 섰고, 배우들 개인의 화제성도 압도적이다.
이에 ‘닥터 차정숙’과 근 1년간 가장 히트친 작품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비교해 봤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의 레지던트 도전기가 펼쳐진다. 가족들에게 헌신하며 완벽한 가정을 일궈냈다 자부했으나 어느 순간 판타지는 깨지고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차정숙(엄정화 분)은 더 이상 ‘엄마’가 아닌 ‘나’로 살기 시작했다. 인생 리부팅을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병원에서의 연이은 실수, MZ 동기의 무시,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의 외도까지 차정숙에게 닥친 산은 넘어도 넘어도 끝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무엇보다 환자에 진심인 차정숙의 애틋함에 대중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성의 처절한 복수를 담았다. 문동은(송혜교 분) 온 생을 건 복수와 함께 자신도 불행에 휩싸이지만 강현남(염혜란 분), 주여정(이도현 분)을 만나며 밝은 세상을 알게 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여성이 대형 로펌에서 생존하는 이야기다. 우영우(박은빈 분)는 자신에게 답답함을 느끼거나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주변인들의 편견에 맞서 보살핌 받아야 할 불쌍한 존재가 아닌 한 변호사로 성장한다.
공통점을 짚어보라면 박은빈, 송혜교, 엄정화 ‘원톱’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것, 그 여주인공이 고난과 위기를 겪으며 든든한 조력자 군단과 함께 이겨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더이상 ‘백마 탄 왕자님’ 없어도 되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원톱 여자 주인공을 다룬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2022년 북미 개봉작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영화의 단 33%만이 여성 주연작이라는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 연구 결과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 배우는 남성 배우보다 대사량이 현저히 적었으며 80% 이상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보다 남성캐릭터가 등장하는 비중이 더 컸다. 이처럼 아직도 할리우드에는 여성 배우가 주연인 작품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와는 비교되는 한국 여성 배우들의 이러한 행보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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